한때 2조위안(약 380조원) 규모 자산을 자랑하며 중국 민영기업 성공 신화를 쓴 ‘안방보험’이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4일 차이신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금융 부문을 총괄 감독하는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은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안방보험의 파산 절차 진행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안방보험은 덩샤오핑의 외손녀 사위인 우샤오후이 전 회장이 2004년 세운 민영 금융그룹이다. 중국 10대 개국 원수 중 한 명인 천이 전 부총리의 아들 천샤오루가 안방보험의 실소유주이거나 우 전 회장의 동업자라는 소문도 있었다. 우 전 회장은 중국 최고층 인사와 맺은 ‘관시(關係·관계)’를 이용해 한때 회사를 총자산 2조위안 규모까지 키웠다. 그 결과 안방보험은 금융 부문에서 이례적으로 성공한 민간기업으로 평가받았다. 한국의 동양생명과 옛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을 비롯해 세계 주요국 금융사를 대거 인수합병하는 공격적인 해외 경영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 우 전 회장이 부패 혐의로 당국에 체포되면서 성공 신화는 막을 내렸다. 우 전 회장은 652억4800만위안을 편취한 혐의 등으로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았고 105억위안 규모의 개인 자산을 몰수당했다. 안방보험 경영권은 중국 당국으로 넘어갔다.

당시 우 전 회장의 체포를 두고 중국 안팎에서는 사건 배경에 관해 각종 추측이 잇따랐다. 안방보험을 대상으로 한 강력한 사정은 금융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지만 시진핑 국가주석이 자신을 제외한 태자당(太子黨·혁명 원로 자제 그룹)을 견제하기 위해 안방보험을 공중분해시켰다는 해석도 나왔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