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초생활보장 급여 수급자 10명 중 4명꼴로 65세 이상 노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중 노인 비중이 40%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령층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노인 빈곤이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전체 인구의 4.9%인 255만4627명으로 집계됐다. 기초생활보장은 국민이 최소한의 생계유지를 할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는 사회보장제도다. 수급자로 선정되려면 소득 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2023년 1인 가구 기준 207만7892원)의 일정 비율 이하이고 부양할 사람이 없거나 있어도 부양 능력이 없어야 한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65세 이상 노인의 수급 비중이 가장 컸다. 작년 수급자 중 노인 비율은 10년 전인 2013년(29.9%)보다 11.4%포인트 늘어난 41.3%였다. 최근 5년간 수급자 중 노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 32.8%, 2019년 35.3%, 2020년 35.4%, 2021년 37.6%, 2022년 39.7%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수급자의 34%는 40~64세 중장년층, 11%는 20~39세 청년층이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급속한 고령화의 영향으로 전체 수급 인구 중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66세 이상 노인 인구의 소득 빈곤율은 40.4%로, OECD 회원국 평균(14.2%)보다 세 배 가까이 높았다. OECD가 국가별 노인 빈곤율을 공개한 2009년 이후 줄곧 한국은 노인 빈곤율 1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혼자 사는 1인 가구의 수급률도 높았다. 1인 가구 수급률은 73.5%로, 2인 가구(16.0%)와 3인 가구(6.2%)에 비해 크게 높았다.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의 수급률이 높다는 것이 복지부 설명이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