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또다시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에 휩싸이자 이번주 국내 증시에도 미국발 충격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2일 코스피지수가 3.65% 급락하며 2700선이 무너졌는데, 일각에선 2600선마저 뚫릴 수 있다는 비관론이 나온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중동 정세가 불안해진 것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7월 29일~8월 2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2.04% 하락한 2676.19로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2.29% 내렸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2700선 아래로 내려앉은 건 6월 5일 후 약 2개월 만이다. 2일에는 4년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과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2일 국내 증시가 마감한 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7월 고용보고서 쇼크에 뉴욕 증시가 급락하며 본격적인 조정 국면을 맞았기 때문이다. 같은 날 MSCI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가 2.71%, MSCI 신흥 지수 ETF는 1.42% 하락했다.

전문가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DB금융투자는 연내 코스피지수가 2300선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봤다. 이병건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민간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인공지능(AI)산업에 거는 기대가 지나치게 컸다”며 “섣부른 추격 매수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 침체 논란은 이제 막 시작됐다”며 “오는 9월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는 금리와 주가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스피지수 2600대 초반부터는 추가 하락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82배 수준이다. 지난 10년간 코스피지수 PER이 10배 밑으로 내려간 것은 총 세 차례였다. 2018년 미·중 무역분쟁, 2020년 코로나19 유행, 2022년 미 중앙은행(Fed)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있었던 시기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경기가 지난 세 차례의 경기 둔화 수준과 비슷한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등락이 더 이어질 수 있겠지만, 오히려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최만수/심성미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