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 번쩍 든 ‘金우진’ > 김우진이 4일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슛오프 끝에 미국의 브레이디 엘리슨을 꺾고 금메달이 확정되자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환호하고 있다.  뉴스1
< 활 번쩍 든 ‘金우진’ > 김우진이 4일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슛오프 끝에 미국의 브레이디 엘리슨을 꺾고 금메달이 확정되자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환호하고 있다. 뉴스1
4.9㎜. 한국 양궁의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5개 싹쓸이’를 완성해준 숫자다.

김우진(32)이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미국의 브레이디 엘리슨(35)을 슛오프 접전 끝에 6-5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수확했다. 5세트까지 승점 5-5로 동점을 이룬 김우진은 슛오프에서 과녁 중심으로부터 55.8㎜ 떨어진 곳에 화살을 보냈다. 이어진 엘리슨의 화살이 60.7㎜ 거리에 꽂히면서 김우진의 금메달이 확정됐다. 두 선수가 쏜 화살의 거리 차이는 단 4.9㎜였다.

앞서 남녀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 양궁은 이로써 사상 처음으로 양궁에 걸린 금메달 5개를 모두 쓸어 담았다. 여기에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까지 더하며 세계 최강임을 증명해냈다.

대한민국은 혼성전이 없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4개 전 종목을 석권한 바 있다. 양궁 전 종목 석권 기준으로는 8년 만의 대기록이다.

남자 단체전과 혼성전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김우진은 이날 우승으로 도쿄 대회 안산(23), 이번 대회 임시현(21)에 이어 사상 세 번째 올림픽 양궁 3관왕에 등극했다. 남자 선수로는 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이다. 이번 금메달로 김우진은 개인 통산 다섯 번째 금메달을 수집하며 김수녕(양궁), 진종오(사격), 전이경(쇼트트랙·이상 4개)을 넘어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따낸 한국인이 됐다.

이날 김우진은 준결승전에서 이우석(27)과 슛오프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결승전에 진출했다. 이우석이 동메달을 따낸 뒤 이어진 결승전에서 김우진은 초반에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1세트 두 번째 화살이 8점을 맞히며 엘리슨에게 2점차로 승점을 내줬다. 2세트에서 엘리슨을 4점차로 꺾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3세트에서 세 발 모두 9점을 쏘면서 다시 한번 엘리슨이 승점 2점을 가져갔다.

그래도 김우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4세트에서 9-10-10을 쏘면서 엘리슨을 2점차로 눌렀다. 승점 4-4,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5세트에서 두 선수는 세 발을 모두 10점에 쏘며 결승전 주인공다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단 한 발의 결과로 승자가 결정되는 슛오프에서 김우진의 화살은 10점 경계에 걸렸다. 이어진 엘리슨의 화살도 10점 경계에 꽂혔다. 과녁 중앙에서 김우진의 화살이 4.9㎜ 더 가까운 것으로 확인되면서 금메달은 대한민국의 품에 안겼다.

전날 열린 여자 개인전에서는 임시현과 남수현(19)이 결승에서 맞붙은 끝에 임시현이 금메달을 따내며 이번 대회 3관왕에 올랐다.

대한민국 양궁은 이번 올림픽에서 빛나는 성과를 보였다. 임시현 전훈영 남수현으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은 지난달 28일 여자 단체전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1988년 서울대회에서 여자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이후 이번 대회까지 10연패를 이뤄낸 순간이다. 이어 29일에는 김우진과 이우석, 김제덕이 남자 단체전 3연패를 달성했다. 임시현과 김우진이 호흡을 맞춘 혼성 단체전에서 2021년 도쿄 대회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한 대한민국은 남녀 개인전까지 금메달을 석권하며 대한민국 올림픽의 새 역사를 써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