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애닉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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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진혁이 상대역인 정은지와 실제 연인 발전 가능성을 "0%"라고 단언했다.

최진혁은 1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JTBC 주말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 종영 인터뷰에서 "이 작품은 재미도 있고, 많은 사랑도 받았지만, 함께한 사람들이 좋아서 더 소중했던 작품"이라며 "끝나는게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함께 호흡을 맞춘 정은지에 대해 "형제 같은 사이"라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어느 날 갑자기 노년 타임에 갇혀버린 취준생과 낮과 밤 올 타임 그녀에게 휘말린 능력캐 검사의 기상천외한 인턴십과 앙큼달콤한 로맨스를 다룬 드라마다. 최진혁은 확실한 증거 외엔 아무 것도 믿지 않고, 사생활도 없이 일만 하는 일 중독자이자 어떠한 실수나 잘못도 용납하지 않는 완벽주의 검사 계지웅 역을 맡아 낮에는 노년 인턴십 프로그램 참가자로, 밤에는 자신의 본 모습으로 돌아오는 이미진과 묘한 로맨스를 보여준다.

노년의 이미진과는 찰진 업무 호흡을, 젊은 이미진에게는 지켜주고 싶은 마음에서 설렘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쥐락펴락했다. 이들의 활약과 함께 4.0%(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로 시작했던 시청률은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최고 시청률은 9.4%까지 치솟았다.

"10여년 만에 인터뷰"라는 최진혁은 "무엇보다 시청률이 잘나와서 기분이 좋다"면서 "대본을 보며 재밌을 줄 알았는데, 다같이 재밌게 봐주신 거 같아 더 좋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진혁과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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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인터뷰다.
끝난다는게 실감이 안난다. 아쉽다. 결말은 대충 예상했던 대로 끝나는데, 저희끼린 열심히 좋은 결과로 끝나지 않았나 싶다. 좋은 작품이기도 하지만 좋은 사람들과 하는게 만족스러웠던 작품이었다. 그걸로 기뻐하고 있다.

▲ 왜 이렇게 인기일까.
가볍게 재밌게 볼 수 있다. 그러다 생각지도 못한 인물이 튀어나와서 범인으로 몰리지 않나. 그런 부분들에 재미를 느끼시는 거 같다. 출연 배우들도 그 범인을 10회까지 전혀 몰랐다. 저희에게도 철저히 숨기셨다.

▲ 이 작품으로 인터뷰를 해야겠다 생각한게 있을까.
계속 꾸준히 촬영을 하긴 했따. 이틀 있다가 시작한 적도 있었다. 시간적인 여유도 없었고, 이번에는 촬영 마무리 후 시간도 있었고, 새로운 회사랑 일하면서 '하는게 좋겠다'는 의견도 주셨다. 드라마도 잘됐고. (웃음) 만나뵙는게 좋을 거 같았다.

▲ 시청률이 잘나왔다. 예상했나.
저희끼리는 망하진 않을 거라고 했는데 감독님이 자신감이 있었다. '도봉순보다 더 느낌이 좋다'고 하셨다. JTBC '힘센여자 도봉순'도 잘된 작품인데 그런 말씀을 하셨다.(웃음) 찍으면서 스태프 반응을 보는데, 그들이 웃다가 NG를 내는 경우도 있어서 '잘되겠다' 싶었다.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10%를 넘기면 챌린지를 하겠다고 했는데, 저희끼리도 10%가 넘고 싶은 벽이었다. 지상파가 아닌 곳에서 두자릿수가 나오는 건 의미가 있어서 10%를 넘기고 싶더라. 그렇다고 챌린지가 준비된 건 아니다. 그런데 탕후루도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한건데 좋아하더라. (이)정은 누나는 저저분주부터 계속 말씀하셨는데, 넘을듯 안넘어서.

▲ 이정은과는 한솥밥을 먹게 됐다.
촬영장에서도 정신적 지주였다. 첫 회식도 정은 선배 덕분에 잡혔다. 제 개인사도 많이 얘기했다. 그래서 회사를 옮기는 데에도 영향을 받았다. 누나가 인간적으로 좋은 분인데, 13년이나 이 대표님이랑 같이 하셨다고 하더라. 그렇게 오래 같이한 분이면 함께해도 되겠다 싶었다.

▲ 연기 호흡도 잘맞았다.
연기하면서 너무 좋았다. 애드리브가 정말 많이 나왔다. 이렇게 애드리브가 많았던 게 처음이었던 거 같다. 윤병희 배우도 정말 웃긴데, 셋이 함께 할때 더 즐겁다. 사무실 트리오가 웃기다는 반응이 있는데 역시 예상했다. '오타!' 일어나서 이렇게 하는 장면은 애드리브였다. 정말 당황스러워서 웃는 걸 참는 게 힘들었다. 정은지씨 와도 좋았다. 은지 씨가 정말 털털하다. 제가 내향적인 부분이 있는데, 빨리 친해졌다. 거의 '형제'였다. 연인처럼 설렘 포인트가 있어야 하는데, 너무 편하게 해서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했다. 일부러 말을 적당히 줄일 정도였다.

▲ 그럼에도 정은지와 로맨스를 의심하는 사람은 많았다.
'짠한형'에 나가서 많은 얘기들을 하시는데, 신동엽 형이 국민 장난꾸러기라 몰고간 건데 그걸 믿는 분이 있나.(웃음) 제가 은지에게 많이 혼나는 편이다. 전 항상 단톡방에서 '죄송하다'고 한다. 연인 발전 가능성은 0%다. 전혀 없다.

▲ 정은지 뿐 아니라 이정은과도 잘어울린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도 낮의 로맨스는 없더라.
그래서 저도 제안했다. 낮에 이정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그 지점에서 스킨십이 있고 있다면 재밌지 않을까 싶다고. 검사와 사무관이랑 이런 부분이 보여지면 난리가 날 일 아닌가. 그런데 그게 그냥 넘어가버렸다. 정은 누나와는 사적으로 친하다보니 그런 부분들이 보인 거 같다. 촬영하기 전에 친해지는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 이정은이 연기하는 미진이 그렇게 티를 내는데, 정말 계지웅은 몰랐나.
전형화된 정극이라 하면 그런걸 못견딘다. 조금이라도 개연성이 떨어지면 무조건 잡고 가는스타일인데, 대본상의 흐름이 있기 때문에 밤새 고민하다가 가져오기도 하는데, 저희는 상황극에 가까워서 재미를 위해 포기한 부분도 있었다. 시청자분들이 눈이 높아서 디테일한 것들을 연결해서 생각하셔서 그런 부분에 대해 제가 부족한 지점이 있지 않았나 생각했다. 제가 해석한 부분으로 설득이 되지 않았나 싶다.
/사진=애닉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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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의 작품 안에서 다양한 장르를 오간다. 연기에 어려움은 없었나.
최민식 선배 같은 분도 자기 연기에 만족을 못하신다는데, 저 같은 사람은 당연히 있지 않겠나. 그래서 정은 누나와 많은 얘기를 했다. 개인적으로 제 모습에 불만족스러울 때도 있다.

▲ 몸개그가 가장 없다. 웃기고 싶은 순간은 없었나.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 생각했다. 내가 웃기려 하면 재미없고 캐릭터도 무너질 거 같았다. 진지하게 하는데 웃긴 정도로 했다. 나름대로의 기준을 지키면서 하려 했다. 계검이 결국 사건을 추적하고 해결하니까. 초반에 인간미가 없는 검사라는 설명이 있어서 초반엔 어둡게 잡았는데, 강풍기 맞는 장면을 찍으면서 자연스럽게 나사를 풀었다. 그렇게 적정선을 찾았다.

▲ 넷플릭스 1위도 차지해서, 글로벌 팬이 늘었나 싶은데.
나가봐야 알겠지만, SNS에 요즘 아랍어가 늘었다. 원래 셋 중 하나였다. 한글, 영어, 일본어 셋 중 하나인데 가끔 아랍어가 뜨더라. 그런데 감독님이 중동 쪽에서 저희 드라마를 많이 본다고 하더라. 그때 많이 놀랐다. 방송 전보다 7만명 정도 늘어난 거 같다.

▲ 해보고 싶은 연기가 있을까. 검사 역할 전문 배우 느낌도 있다.
말 안하면 무서워 보인다. 싹수 없어 보인다. 이런 얘길 너무 많이 들었다. 그리고 목소리도 중저음이라 그런 역할이 왔을 때 뭔가 잘 어울렸나보다. 처음으로 검사 역할을 맡은게 '오만과 편견'이었는데 그때 이후 형사, 검사, 변호사가 많이 왔다. 직업을 보고 작품을 선택한 적은 없지만 어쩌다보니 이렇게 됐다. 그런데 완전 악역, 느와르 이런 걸 해보고 싶다. 잘할 수 있는데 안시켜준다. 영화 '신의한수'라는 영화가 있긴 한데, 그땐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

▲ 내년이 데뷔 20년차다. 따로 생각한 계획이 있을까.
그런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는데 팬들이 챙겨주셔서 알게된다. 급하게 생각한 건 아닌데 소통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팬미팅이나 이런 것들이 있지만 편안하기보단 형식적일 수 있으니 어떻게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래서 SNS에 댓글이 달리면 답글을 달기도 했다. 제가 ESFP인데 사람을 좋아하고, 장난기도 많다. 놀리는 걸 좋아해서, 그것 때문에 트러블이 생기기도 하는데 그게 은지랑 잘 맞는게 서로 놀리는 거다. 항상 제가 지는 걸로 끝나지만. 사람들과 있을 때 말도 많이 하고, 정적이 흐르면 견디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너무 좋았다. 작품도 재밌지만, 사람들도 좋았다. 작품의 성공여부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이 작품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저에겐 소중하다. 정은 누나에게 '누나가 한건 작품성이 있으니 이 작품도 작품성이 있겠죠'라고 하는데, '아니야, 나 시청률에 예민해. 잘돼야돼' 이러시더라.(웃음) 작품성도 좋지만, 흥행을 신경쓰지 않는 다는 건 거짓말이다. 다같이 '대박내자'고 외치면서 촬영했는데, 그렇게 돼 더 좋은 거 같다. 감독님은 '이 작품이 잘 돼 다들 더 좋은 작품을 하셨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그런 부분도 감동이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