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율로/사진=AFP
카를로스 율로/사진=AFP
필리핀 역사상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카를로스 율로(24·필리핀)에게 파격적인 지원이 약속돼 눈길을 끌고 있다.

율로는 4일 아레나 베르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마루운동에서 15.000점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는 필리핀이 하계 올림픽과 동계 올림픽을 통틀어 두 번째로 획득한 금메달이자, 남자 선수로는 사상 처음이다. 앞서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여자 역도 히딜린 디아즈가 첫 금메달을 차지했다.

금메달 확정 후 율로는 "필리핀은 정말 작은 나라"라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다는 것은 필리핀에서 아주 큰일이다. 지지해 준 필리핀 국민들에게 이 금메달을 마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후 진행된 남자 도마 종목에서도 율로는 15.116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필리핀 역사상 첫 금메달 2관왕이다.

필리핀의 영자 신문 마닐라 불레틴 등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수억원 상당의 금메달 보너스를 내걸었다. 필리핀스포츠위원회와 필리핀 의회가 각각 1000만페소(약 2억3500만원), 300만페소(750만원)를 준다. 1000만페소 지급은 법으로 정해졌고, 300만페소 포상금은 파리 올림픽을 위해 새로 생겼다.

가구가 완비된 침실 2개의 집 한채를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살림살이까지 모두 갖춰진 이 집은 2400만페소(5억6400만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열악한 시설 때문에 7년간 일본에서 훈련했다는 율로는 첫 금메달 수상 이후 "금메달을 따서 행복하다. 그리고 집도 땄다"면서도 "이번 우승으로 필리핀 아이들이 (기계체조를) 접할 수 있는 문이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필리핀의 유명 의사는 율로에게 "평생 무료 위장 상담과 대장 내시경 검사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고, 필리핀의 유명 레스토들도 무료 뷔페 평생 이용권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한 가구 브랜드는 10만페소(235만원) 상당의 가구를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율로의 금메달 소식 이후 정부뿐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지원 의사를 밝힌 곳이 늘어나면서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후원이 이어질지 이목이 쏠린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