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펑펑 쓰기? 더이상 힙하지 않아"…Z세대 '돌변'한 이유
미국 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 사이에서 과소비에 대한 경각심이 확대되고 있다. 물가 상승으로 소비가 부담스러워진 이들 사이에서 과소비를 조장하는 인플루언서 중심의 문화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관찰된다고 미국 경제방송 CNBC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회사 인튜이트 크레디트 카르마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 5명 중 2명은 지난 1년간 SNS에서 광고된 제품을 구매했다. 그중 23%는 1000달러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매 결정 과정에서 SNS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세대는 Z세대였다. KPMG는 “Z세대는 물건 구매 결정을 할 때 틱톡과 인스타그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특히 인플루언서의 추천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짚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구매의 유혹을 떨쳐내는 ‘과소비 지양 트렌드’(underconsumptioncore)가 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고, 더 많이 구매하려는 유혹을 거부하는 것이다. 물건으로 가득 찬 신발장이나 옷장을 자랑하는 것 대신에 중고 매장에서 구매한 제품, 실용적인 물건 등을 보여주는 영상이 인기다.

‘소비 과시형’ 인플루언서들에 대한 거부감도 커졌다. 브렛 하우스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경제학 교수는 “소비자들은 점점 더 경제적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거시 경제 환경에 의해 주도되는 주기적인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하우스 교수에 따르면 이러한 트렌드는 과거에도 규칙적으로 등장했다. 1900년대 초반 대공황,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등 매크로 환경이 불안정할 때 소비자들 사이에서 절약이 유행처럼 번졌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경제적인 어려움에 더해 친환경, 의식적 소비를 중시하는 Z세대들의 특성까지 더해졌다고 하우스 교수는 분석했다.

하우스 교수는 “경기 둔화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소득이 물가 상승을 얼마나 따라가지 못하는지에 따라 이 트렌드의 수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봤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