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여름휴가 당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극장에서 연극 ‘2호선 세입자’를 관람한 후 배우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뉴스1
2002년 여름휴가 당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의 한 극장에서 연극 ‘2호선 세입자’를 관람한 후 배우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여름휴가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생 어려운데 대통령이 유유자적 휴가를 가나"라고 비판했고 여권에서는 "생트집이다"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내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솔선수범하는 차원에서 국내 곳곳을 옮겨 다니며 휴가를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선 "여름휴가는 재충전하는 소중한 시간이면서 무엇보다 지역 경제 활기가 살아나는 좋은 기회"라며 국무위원들도 휴가를 쓰라고 당부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휴가 중 군 장병을 격려하고, 전통시장 등 민생 현장을 방문해 민심을 듣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휴가 첫날 이차전지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전북 군산을 찾았다.

이틀째에는 경남 진해 해군기지를 방문한 뒤 대통령 별장 '청해대'가 있는 경남 거제시 저도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휴가 기간 정국 구상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전망이다.

야당 주도로 지난 2일 국회를 통과한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 등이 국회를 통과했고, 오는 5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할 전망이다.

통상 국회를 통과한 법안이 정부로 이송되는 데 1주일가량 걸리고, 대통령은 정부 이송일로부터 15일 이내에 공포하거나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휴가 중 이들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 여부를 숙고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이송과 국무회의 등 일정에 따라 윤 대통령이 휴가지에서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이 밖에도 이달 발표될 부동산 종합대책, 광복절 특사 여부, 9월 체코 원전 협력 방문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아무것도 되지 않는 정치판에 오로지 파리 올림픽 소식만 이 나라를 희망에 부풀게 한다"면서 "정치도 제발 이랬으면 좋겠는데 단독 강행통과·거부권행사가 반복되고 대통령이 휴가 가는데도 증오 성명이 나오는 저주의 정치는 이제 그만둘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앞서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3일 논평에서 "무엇 하나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 경제와 악화일로의 민생에 국민은 '코로나 때보다 더하다'며 신음하고 있는데 대통령은 유유자적 휴가를 간다는 말인가"라면서 "일 좀 하자는 국회의 입법에 '싫어' 빽 소리 지르고 놀러 가는 금쪽이 대통령을 보며 국민께선 어지러움에 이마를 짚고 계신다"고 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에 "민주당은 전당대회 한다고 12일까지 휴가 금지령이 내려진 상태라 대통령 휴가 가는 것도 기분이 상한지 생트집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북한이 미사일 쏘는데도 NSC도 참석 안 하고 휴가 간 건 잊었는가"라며 "정쟁을 위해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노랑봉투법이나 전 국민 13조원 세금살포법 같은 반헌법적이고, 포퓰리즘의 극치를 이루는 법을 일방 통과시켜 국가적 혼란 야기하는데 몰두하지 말고 차라리 휴가 가서 머리 식히며 냉정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