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女에 '이것' 보여줬다가…"이럴 수가" 진땀 흘린 남성
소개팅으로 처음 만난 한 남녀. 여성이 남성에게 자신의 인스타그램 ‘돋보기’ 창을 보여준다. “저는 이런 아기 사진이 많이 떠요. 강아지 사진이랑. 그쪽은 뭐가 떠요?” 남성은 자신의 인스타 돋보기창을 확인한 후 당황한다. 아마도 남성의 화면엔 비키니를 입은 여성 사진들이 떴을 것이다.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MZ식 소개팅’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숏폼 영상이다. 인스타 돋보기엔 자신이 평소에 자주 찾아보던 게시물과 관련된 영상이나 사진이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으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돋보기창에 뜨는 콘텐츠를 보면 자신도 몰랐던 취향을 알 수 있다. 직장인 강혜미 씨는 “친구들끼리 모여 재미로 돋보기창을 공유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평소 야구 영상을 많이 보는 이용자에겐 야구 콘텐츠가, 반려동물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이용자에겐 반려동물 콘텐츠가 추천될 가능성이 높다.

인스타는 돋보기 영역에서 일반 피드와는 다른 알고리즘을 적용한다. 이용자들은 피드에서 자신과 아는 사람의 게시물을 보고싶어 하지만, 돋보기 영역에선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를 찾고싶어 한다. 그래서 돋보기 탭은 이용자가 팔로우 하지 않은 새로운 계정의 게시물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공유와 저장 횟수가 많은 게시물일수록 다른 이용자의 돋보기 화면에 뜰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평소 잘 보지 않았던 범용 인기 콘텐츠까지 난데없이 뜰 때도 있다.

인스타엔 ‘좋아요 품앗이’를 걸러내는 기능도 있다. 이용자가 다른 사람에게 받은 좋아요와 누른 좋아요 수를 비교해 수가 같다면 인기도 측정에서 제외하는 식이다. 게시물을 제대로 보지도 않고 서로 좋아요를 눌러 알고리즘을 교란시키는 행위를 막는 것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