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애지가 5일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에서 튀르키예의 하티세 아크바시에게 주먹을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임애지가 5일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에서 튀르키예의 하티세 아크바시에게 주먹을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 복싱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임애지(25)는 동메달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벌써 4년 뒤 로스앤젤레스(LA) 대회를 바라보고 있었다.

임애지는 5일 프랑스 노스파리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에서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에게 2-3으로 판정패했다.

그는 “이기겠다고 생각했고, 자신감이 있었는데 결과가 아쉽다”면서도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동메달을 확정한 임애지는 2012년 런던 대회에서 남자 60㎏급 은메달을 딴 한순철 후 12년 만에 한국 복싱 올림픽 메달리스트이자 한국 여자 복싱 최초의 올림픽 메달 주인공이 됐다. 올림픽 복싱은 동메달 결정전을 치르지 않고 준결승에서 진 두 명에게 모두 동메달을 준다.

임애지가 상대한 아크바시는 2022년 국제복싱협회(IBA) 이스탄불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로 세계 챔피언이다. 임애지는 1라운드에서 적지 않은 유효타를 적중시켰으나, 심판 5명 중 3명이 아크바시의 손을 들어주는 등 아쉬운 판정에 울었다.

임애지는 “1라운드에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며 “판정은 어쩔 수 없다. 내가 깔끔하게 하지 못한 것”이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2021년 도쿄 대회에서 연달아 노메달을 기록한 한국 복싱은 임애지의 동메달을 통해 부활의 가능성을 알렸다. 3년 전 도쿄에서 첫판에 패해 짐을 싼 임애지도 2028 LA올림픽에 출전하는 꿈을 꾸고 있다. 그는 “이번 대회는 자신의 가능성을 본 무대”라며 “훈련하다 보면 4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지 않을까 싶다”고 결의를 다졌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