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 장비를 개발해 현재 기술 검증 단계에 있습니다. 대기업의 협력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또 한 번 도약하기 위한 미래 먹거리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덕준 GST 대표가 현재 추진 중인 신사업 개발과 관련해 지난달 26일 이같이 말했다. 액침냉각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액체에 서버를 담가 쿨링하는 시스템이다. 기존 공랭(공기로 열을 식히는 것) 방식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부지 면적을 적게 차지한다는 장점이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커지면서 액침냉각 장비 수요 또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GST는 국내 상장사 가운데 유일하게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쿨링 시장은 지난해 159억달러에서 올해 517억달러로 1년 새 세 배 넘게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GST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장비 선도할 것"

미래 성장엔진 찾은 ‘스크러버 강자’

2001년 10월 설립된 GST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공정 중 발생하는 유해가스를 정화해주는 장비 스크러버(매출의 65%)를 주력으로 판매한다. 2004년 삼성전자 1차 협력사로 등록됐고 2006년 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당시 매출은 300억원이었는데, 지난해 2792억원으로 17년 만에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GST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글로벌파운드리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고객사 50곳을 확보하고 있다. 칠러(매출의 35%)도 판매한다. 반도체 공정 장비 온도를 제어함으로써 공정 효율을 높이는 장비다.

김 대표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올라가면서 삼성전자 등 반도체 회사들이 투자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며 “인텔, TSMC 등 공격 투자로 올해 회사 실적이 전년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래 먹거리로 개발 중인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 장비는 네이버, 카카오 등을 대상으로 영업할 계획이다. 이 신사업이 순조롭게 궤도에 오르면 현재 7 대 3 비중의 스크러버와 칠러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한다.

계열사 EST·로보케어 사업도 순항

에너지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 EST는 축냉재 사업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 냉장·냉동 탑차는 엔진에다 컴프레서를 걸어 온도를 낮추는데, EST가 개발한 축냉 시스템 컨테이너는 상변화물질(PCM)을 활용해 냉장·냉동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며 “CJ제일제당, 풀무원, 웰스토리 등을 고객으로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축냉재를 탑재한 탑차는 시동을 꺼도 냉장·냉동에 문제가 없어 내용물이 훼손될 위험도 없다”고 강조했다. 장시간 저온 유지 기술에 기반한 에너지 절약형 냉동·냉장 사업인 셈이다.

또 다른 계열사 로보케어도 돌봄로봇 시장이란 신규 사업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김 대표는 “로보케어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1호 기술출자회사로 2015년 인수했는데 치매 예방 로봇과 돌봄 로봇을 만들어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로보케어는 상장 작업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