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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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초연 후 한국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려고 매년 한국에 오고 있습니다. 스포티파이가 알려주는 제 팬들의 지역적 분포를 보면 서울이 압도적입니다. 도쿄는 다섯 손가락 안에도 안 들어요. 하하.”

최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난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73·사진)는 한국 팬의 여전한 애정이 감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명상과 관조의 세계로 청자를 편안하게 끌어들이는 뉴에이지 음악. 국내에서는 1999년 한국에서 데뷔한 유키 구라모토가 뉴에이지 음악의 대표 아티스트로 손꼽힌다.

그는 다음달 6일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리는 야외 클래식 페스티벌(파크 콘서트)에 참가한다. “이번 파크 콘서트에서는 처음으로 저를 알게 되는 분들을 위해 한국인에게 친숙한 곡으로 선곡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로 열었던 피아노 독주회와는 다르게 오케스트라와 함께 무대에 선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모호하면 다 뉴에이지”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이 장르에 엮이는 음악가들이 많아졌다. 그 역시 이런 변화를 인식한 듯 보였다. 그는 자신의 곡에 대해 “(뉴에이지 음악이라기보다) 클래식 피아노와 가까운 ‘이지 리스닝’ 음악”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도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만큼 마음의 부담이나 사전 지식이 필요없는 게 내 음악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클래식과 가까운 음악을 하고 있다는 그가 존경하는 인물은 프레데릭 쇼팽이다. 피아노만으로 승부를 본 위인이라서다. 쇼팽은 작곡할 때 제목조차 생각하지 않고 피아노를 위한 작곡 그 자체에 열중한 인물이다. 쇼팽과 같이 피아노에 천착하는 유키 구라모토가 저작권협회에 등록한 곡은 350여 개다. 그는 “아무리 많은 연주회를 열어도 매회 다른 곡들로 선곡할 수 있다”며 “고유 레퍼토리가 많다는 것이 내가 가진 무기”라고 말했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