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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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을 보좌했던 전 부시장들이 서울시로 복귀했다. 서울시가 최근 시정 고문단이란 조직을 만들면서다. 교수, 전문가, 서울시 전 고위인사 등 총 14명으로 구성된 고문단은 ’레드팀‘으로 오 시장에게 애정 어린 조언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시장을 보좌하던 부시장과 간부들이 새로운 직함을 달았다고 시장에게 바른소리를 할 수 있겠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18일 시정 고문 14명을 위촉했다. 좌장은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가 맡았다. 지난달 말까지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던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과 김의승 전 행정1부시장, 오신환 전 정무부시장이 합류했다.

서울시 ‘시정 고문 위촉·운영 계획’에 따르면 고문단은 정책 건의, 제도 개선, 그 밖에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에 대해 자문해준다. 안심소득, 약자동행지수 개발, 손목닥터9988 등 주요 시책 사업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전략을 짠다. 주요 사업 부서에선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는 과제가 주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또 한편으론 불필요한 정책을 걸러내는 작업도 할 예정이다. 한 마디로 힘 줄 건 주고 뺄 건 빼겠다는 것이다.

이런 조직이 없었던 건 아니다. 이명박, 박원순 전 시장 때를 비롯해 오 시장 1기 때도 있었다. 순기능이 꽤 있다. 오 시장의 경우 이미 서울시의 ’스타 플레이어‘로서 주요 간부들보다도 시정을 더 잘 안다고 내부에서 평가받는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시장이 워낙 행정의 달인이어서 직원들이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정책 아이디어를 내기 쉽지 않다”며 “외부에서 새롭고 참신한 자극이 꾸준히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조직이 ‘레드팀’으로서 오 시장에게 바른 소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몇몇 전문가를 제외하면 고문단 구성원은 최근까지 오 시장 지시를 받고 일하던 간부들이다.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은 지난달 서울시를 떠났던 오 시장의 최측근이다. 오 시장이 정치권으로 보폭을 넓힐 수 있도록 스스로 퇴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대신해 김병민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이 새 정무부시장으로 부임했다.

김의승 전 행정1부시장은 지난 4월 지방선거 안동 지역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오신환 전 정무부시장은 오 시장의 정치 고향인 서울 광진구에서 당협위원장을 했고, 지난 4월 총선에 광진을 후보로 출마했다가 고민정 민주당 의원에 밀렸다. 서울시 대변인 출신인 국민의힘 이창근 당협위원장,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을 지낸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도 위촉됐다.

시정 고문의 임기는 2년이다. 각종 위원회 참석 수당으로 하루 15만원을 받게 된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