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어라운드 화요일? "저가 매수는 아직"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8월 5일 월요일>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촉발한 투매 사태는 아시아, 유럽 시장을 거쳐 속도가 붙었습니다. 특히 엔 캐리 트레이드의 근원지인 일본은 특히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5일(미 동부시간) 니케이225 지수는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가장 큰 폭인 12.4% 폭락세를 보였습니다. 엔화 강세가 거세지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unwind)이 더욱 확대된 탓입니다. 일본 주식뿐 아니라 각국 주식과 달러 등 통화, 암호화폐까지 투자자들이 값싼 엔화를 빌려 투자해온 대부분 위험자산이 흔들렸습니다. 중동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국제 유가도 하락했죠. 미국 증시도 급락세로 출발했지만,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미국 경제와 고용이 침체 상황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면서 일부 반등이 이뤄졌습니다. 과거 목~월요일 사흘 연속 급락한 경우 화요일엔 턴어라운드(Turnaround Tuesday)가 나타났다는 분석 속에 약간의 저가 매수세도 유입됐고요.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얼마나 더 풀릴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다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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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 뉴욕 증시 투자자들에게는 주식을 팔아야 할 이유가 산적했습니다.

① 미국의 경기 침체 위험

이번 투매 사태의 핵심은 Fed가 경기 둔화를 막는 데 뒤처지면서 경기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입니다.

7월 고용은 11만4000개 증가에 그쳤고, 실업률은 4.3%까지 치솟았죠. 이에 따라 경제 침체를 예고하는 '삼의 법칙'(Sahm Rule)이 발동됐습니다. 또 미 국채 2년/10년물 수익률 곡선은 2022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오늘 한때 역전 현상이 해소되기도 했습니다. 과거 역전이 아니라 역전 해소가 나타났을 때 침체가 구체화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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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A리서치는 "통화 정책은 지연과 함께 작동하며 긴축의 파장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목요일부터의 시장 움직임은 투자자들의 행동 변화를 나타낸다. 그들은 지금까지 예상보다 약한 경제 데이터가 Fed의 완화를 앞당길 것이란 기대 속에 환호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금리 인하가 경기 침체를 막지 못할 것이라는 우리 예상으로 기울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리츠홀트 웰스의 캘리 콕스 전략가는 "경제는 위기에 처하지 않았다. 적어도 아직은 그렇지만 위험 지대에 있다고 말하는 것은 공정하다. Fed가 노동 시장의 균열을 더 인정하지 않는다면 여기서 경제를 잃을 위험이 있다. 아직 아무것도 깨지지 않았지만, 깨지고 있고 Fed는 곡선 뒤로 미끄러질 위험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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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는 여전히 연착륙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주말 사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15%에서 25%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25%도 그리 높은 건 아니죠. 골드만삭스는 몇 가지 이유를 지적했는데요. 먼저 7월 고용 데이터를 새로운 추세로 받아들이는 걸 주저한다는 겁니다. 허리케인 베릴의 영향으로 일시적 약세를 보인 것이며, 기본적인 고용 성장 추세는 여전히 월 15만 개에 가깝다고 본다는 겁니다. 또 최근 실업률 증가는 과거보다 덜 위험하다고 지적했습니다. 7월 실업률 증가의 70% 이상이 일시적 해고로 인한 것으로, 이는 8월 고용보고서에서 반전될 수 있다는 것이고요. 여전히 영구 해고의 비율이 낮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기업 이익이 기대보다 전반적으로 좋으므로 노동 시장이 급격히 악화할 위험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도 "우리가 틀렸고 8월 고용 보고서가 7월 보고서만큼 약하다면 9월에 50bp 인하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월가에선 그래서 Fed가 빠르게 50bp를 내리거나 9월 17~18일 열리는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에 긴급회의를 열고 금리 인하를 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JP모건은 "우리는 미국 경기 침체 확률을 50%로 보고 있다"라며 Fed가 9, 11월에 50bp씩 내리고 그 이후 모든 회의에서 25bp씩 떨어뜨릴 것으로 전망을 바꿨습니다. JP모건의 마이크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노동 시장 둔화가 약간 나아지더라도 Fed는 적어도 100bp 이상 제약적인 기준금리를 갖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FOMC가 9월과 11월 50bp씩 인하하고 그 후 모든 회의에서 25bp 인하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웰스파고도 주말 사이에 9월, 11월 각각 50bp 인하하리라 전망을 바꿨습니다. 웰스파고는 "최근 고용 데이터는 Fed의 이중 책무 중 고용에 대한 위험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통화 정책은 매우 제약적이며, FOMC가 빠르게 중립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고용이 급격히 약해지는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씨티도 Fed가 9월, 11월에 각각 50bp씩 금리를 내리고 12월에는 25bp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워튼스쿨의 제러미 시걸 교수는 당장 긴급회의를 열어 75bp를 내리고 9월 회의 때 또다시 75bp를 인하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그는 "Fed는 장기 금리가 2.8%(점도표)여야 한다고 제시한다. 그들은 기준금리를 설정할 때 두 가지 변수를 보는데,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다. 실업률은 이미 Fed의 장기 실업률 전망치 4.2%를 넘어섰고, 인플레이션은 Fed의 목표에서 50bp 이내에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기준금리는 높아도 4% 이하여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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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상품거래소 Fed워치 시장에서는 9월 50bp 인하 확률은 85%에 달했습니다. 투자자들은 기준금리가 올해 4%에서 4.5% 사이에서 마감될 것으로 예상하며, 9월 이후에도 몇 차례 더 인하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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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재로선 Fed는 그럴 생각이 없는 듯합니다. 시카고 연방은행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는 오늘 CNBC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의 임무는 한 달 동안의 노동 지표 약세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는 "예상보다 일자리 숫자가 약하게 나왔지만, 아직 경기 침체 같지는 않다. 경제가 어디로 향하는지 내다보고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소비자 연체 증가와 같은 몇 가지 경고 지표가 있지만 경제 성장은 상당히 안정적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Fed가 하는 일은 증시에 대한 게 아니다. 고용을 극대화하고 물가를 안정시키고 금융안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우리는 9월에 금리 인하가 시작되어서 2026년 중반에 3.25-3.5%로 끝날 때까지 매 분기 25bp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본다. 50bp 이상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는 비상시에 이루어지며, 긴급회의를 통한 인하 조치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거기에 도달할 수 있을까? 물론이다. 하지만 아직은 도달하지 못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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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선 시장이 추가 급락하면 Fed가 돌아설 것으로 예상합니다. 2018년 12월에 뉴욕 증시가 한 달 만에 20% 급락하자, Fed는 금리 인하로 돌아섰었죠.

②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세계 증시의 공포는 일본 증시 12% 폭락으로 인해 더 커졌습니다. 닛케이225가 12.4%나 하락하면서 1987년 10월 20일 '블랙먼데이' 당시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하락 폭을 보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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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 폭락과 경제 침체 가능성에 엔·달러 환율이 단기에 141엔까지 급등하면서 일본의 수출 및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 영향을 미쳤죠. 월가에서는 무엇보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기술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주 Fed는 금리 인하를 예고했지만 일본은행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지난 7월 초 달러당 161엔대까지 치솟았던 엔·달러 환율이 오늘 141엔대를 기록하는 등 엔화 가치가 단기 급등했는데요.

이에 따라 값싼 엔화를 빌려서 일본 증시에 투자했던 자금들이 급격히 청산됐습니다. 낮은 금리에 엔화를 빌려 환 헤지를 한 뒤 일본 주식을 매수한 해외 투자자들에게 엔화를 빌리는 가격은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달러 가치는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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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엔화를 빌려 미국 주식, 기술주 등 해외 자산에 투자해온 일본 투자자에게도 마찬가지 영향을 줍니다. 많은 일본 투자자가 엔을 빌려서 달러로 바꾼 뒤 미국 기술주를 샀는데요. 이제 빌린 엔화 가치가 높아지고 달러 가치와 미국 주가가 하락하면서 남은 자산가치가 빌린 엔화를 상환하기에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 몰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런 손실(마진콜)에 직면한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팔고 다시 엔화를 사서 갚는 바람에 미국 주식은 떨어지고 엔화 가치는 추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죠. 블룸버그는 "캐리 트레이드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몰리면서 헤지 펀드가 망가졌다는 추측이 나왔다. 롱텀캐피털(LTCM)이나 아케이고스 스타일의 폭발 징후는 없었지만, 시체가 앞으로 며칠 안에 수면 위로 떠 오를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ING는 "세계 금융시장은 그동안 캐리 트레이드에 의해 지배되어왔다. 투자자들은 약세를 예상되어온 엔화를 저렴하게 차입하여 강한 수익률이 기대되는 고수익 통화나 자산에 투자해왔다"라고 분석했습니다. ING는 엔 캐리 트레이드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국제결제은행(BIS) 자료를 분석했는데요. 엔화 기반의 국경 간 대출은 2010년 이래 증가해 왔으며 지난 몇 년 동안 가속하여 2021년 말 7420억 달러 규모에서 지난 3월 말 2조2000억 달러 상당까지 늘었습니다. ING는 "최근 몇 달 동안 이 전략은 난관에 부딪혔다. 미국의 금리 인하 가시화,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지난주 일본은행의 매파적 금리 인상으로 엔화 가치가 급등한 탓"이라며 "엔화를 빌려준 금융사들의 마진콜로 인해 캐리 트레이드를 해온 투자자들의 포지션 축소가 강제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세계 최대 규모인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려면 몇몇 고통스러운 과정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게 오늘 아침 시장이 우리에게 주고 있는 교훈"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캐리 트레이드는 규모가 매우 큰데 정확한 통계가 없습니다. 뉴욕생명의 윤제성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엔 캐리 트레이드는 곳곳에 있다. 어떻게 나타날지 1~2주는 추가로 지켜보려고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구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도 "엔화의 강세와 과도한 국채 수익률의 하락은 너무 많은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레버리지가 청산되도록 하는 핵심"이라며 "나는 오늘 아침 바닥에서 작은 반등을 바라며 매수하지 않는다. 팔지도 않겠다. 매수/매도 스프레드가 너무 넓은 시장은 변동성이 매우 높다"라고 밝혔습니다.

③ 기술주에 나쁜 소식들

그렇지 않아도 큰 폭의 하락이 예상되는 엔비디아 등 매그니피선트 7 관련 부정적인 뉴스도 줄줄이 나왔습니다.

엔비디아와 관련 IT전문 매체인 인포메이션은 "차기 인공지능(AI) 칩인 '블랙웰' 출시가 설계 결함으로 인해 지연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래서 블랙웰 대량 출하는 2025년 1분기까지는 이루어지지 않으리라고 덧붙였습니다. 씨티그룹은 이 소식에 엔비디아를 '30일 상승 촉매 리스트'에서 제외했습니다. 씨티는 "블랙웰 칩 출시가 3개월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에 따라 우리는 1월 말로 끝나는 분기 예측을 하향 조정한다. 블랙웰 지연은 1월 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에 최대 15%(감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한다. 그래서 1월 말로 끝나는 2025 회계연도 매출을 5% 하향 조정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블랙웰 출시에 대한 엔비디아나 클라우드 고객사, TSMC의 지연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우리는 매도가 나타나면 매수 기회로 간주한다. 수요가 아니라 (해결 가능한) 공급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엔비디아의 장기적 모멘텀을 근본적으로 탈선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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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관련해서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분을 반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버크셔는 지난 3일 공개한 2분기 실적에서 2분기에 애플 주식을 약 3억9000만 주를 매각했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6월 30일 기준 여전히 4억 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버크셔는 특히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상반기에 버크셔는 970억 달러의 주식을 매각하고 43억 달러어치만 매수했습니다. 심지어 자사주 매입도 줄이고 있습니다. 2분기에 3억4500만 달러만 사들였는데, 이는 1분기 26억 달러와 4분기 22억 달러에서 크게 감소한 것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버핏의 매각은 애플 펀더멘털에 대한 우리의 견해를 바꾸지 않는다. 우리는 버크셔가 지분을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분기에 애플 주가가 약 23% 상승했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다. 다년간의 아이폰 업그레이드 주기, 마진 개선 및 서비스 매출 강세를 포함한 다양한 향후 촉매제를 고려하여 우리는 매수를 거듭 강조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투자자 불안은 커졌습니다. 애플 주식에 대한 것만이 아닙니다. 버핏이 '뭔가 나쁜 일'(경기 침체?)을 예상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번졌습니다.

알파벳에 대해선 구글의 검색 엔진이 경쟁을 억제하고 혁신을 억누르기 위해 불법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해 왔다는 미 연방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미 법무부가 구글을 반독점법 위반으로 제소한 지 거의 1년 만에 내려진 판결입니다. 물론 알파벳은 항소하겠지요. 오늘 주가에는 부정적 영향이 나타났습니다.

④ 중동 긴장 다시 고조

이스라엘이 지난달 31일 이란 테헤란에서 하마스의 지도차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한 데 따른 이란의 보복이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란 정부 대변인은 오늘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를 원치 않지만, 침략자(이스라엘)는 벌해야 한다"라며 이스라엘을 징벌하는 '합법적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가혹한 보복이 의무라며 강력한 대응을 지시했었죠.

이스라엘의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군 기지를 찾아 "공격으로 신속하게 전환하는 것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복수의 해군 순양함과 구축함을 추가로 배치하는 등 군사적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부정적 뉴스 속에 뉴욕 채권 시장에서는 새벽부터 '안전자산'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몰렸습니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아침 한때 전날보다 13bp 하락한 3.666%까지 떨어졌습니다. 2년물도 22bp 내린 3.652%까지 내렸고요.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1.7%(다우)~6.4%(나스닥) 급락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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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 발표된 ISM의 7월 서비스업 PMI가 일부 반등의 계기가 됐습니다. 지수는 6월 48.8에서 7월 51.4로 반등했습니다. 다시 50을 넘어 확장 국면으로 회복한 것이죠. 월가 예상 51.0도 넘었습니다. 투자자들이 주목한 세부 지수중 고용은 6월 46.1→7월 51.1로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5포인트는 3년 만에 두 번째로 큰 상승 폭입니다. 신규 주문은 47.3→52.4로 급등했고 사업 활동/생산 지수도 49.6→54.5로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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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암울한 고용 지표에 겁을 먹었던 투자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노동부의 7월 고용보고서에서는 전체 고용이 11만4000개 증가한 가운데 서비스업에서는 2020년 12월 이후 가장 적은 7만2000개가 창출됐었죠.

ING는 "ISM 서비스 지수는 즉각적인 경기 침체 위협이 없음을 시사한다. 지난 몇 거래일 동안 시장을 사로잡은 임박한 경기 침체 내러티브와 맞지 않는다. 시스템적 위험이 나타나지 않는 한 긴급회의를 통한 금리 인하는 예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웰스파고는 "지난 금요일의 일자리 보고서는 경기 침체로 빠질 수 있는 경제를 지적했지만, 오늘 ISM 서비스업 보고서는 그 반대를 보여줬다. 헤드라인 지수와 사업 활동 등 많은 세부 지수가 모두 위축에서 확장 영역으로 바뀌었다. 간단히 말하면 서비스 부분은 7월에 다시 개선의 발판을 마련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오늘의 무서운 내림세가 이번 강세장 종료를 가리키는 '탄광의 카나리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장은 ISM 서비스업 지수가 예상보다 낫게 나온 뒤 건설적인 흐름을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맞습니다. ISM PMI가 나온 뒤 나스닥은 하락 폭을 1.9%까지 줄이기도 했습니다. 또 채권 시장에서는 과도했던 수익률 하락 폭이 감소하면서 2년물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섰습니다.

그러나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고용동향지수(ETI)는 7월 전달보다 0.9% 하락하면서 2022년 3월에 시작된 하락 추세를 이어갔습니다. 구성 요소 8개 중 6개가 하락세를 보이는 등 비교적 광범위한 악화가 나타났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이는 노동 시장 냉각 상황을 확인해준다. 지수는 앞으로 6개월 동안 고용 성장이 둔화할 것임을 시사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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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채권 시장에서 오후 5시께 10년물 수익률은 1.6bp 하락한 3.778%, 2년물은 2.8bp 오른 3.898%에 거래됐습니다. 장 초반 '패닉 매수'에 많은 투자자들이 채권 매도도 대응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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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우는 2.60% 떨어졌고 S&P500 지수는 3.0%, 나스닥은 3.43% 급락했습니다. 엔비디아가 6.36% 떨어졌고 애플 4.82%, 알파벳 4.61%, 테슬라 4.23%, 아마존 4.10% 등 매그니피선트 7 주식들도 모두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장중 14% 넘게 떨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장중 최저가에서 상당히 회복했습니다. 업종별로는 IT가 3.78%,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3.35% 떨어지는 등 기술주가 가장 많이 내렸고요. 산업(-1.72%) 필수소비재(-1.94%) 에너지(-2.02%) 등이 덜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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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일부에서는 통상 S&P500 지수가 지난주 목요일, 금요일에 이어 월요일에도 하락했을 경우 화요일은 턴어라운드(Turnaround Tuesday)가 발생했었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Turnaround Tuesday'의 상승확률은 57%이고 평균 수익률은 0.20%입니다. 특히 이번 사례처럼 S&P500 지수가 목~월 사흘 동안 각각 최소 1% 하락한 뒤 나타나는 'Super Turnaround Tuesday'엔 평균 수익률이 0.63%로 높아집니다. 이런 사례는 과거에 43번 발생했습니다.

저가 매수를 해야 할까요? 중기적으로 상승장은 유지될까요? 투자자들이 가장 알고 싶은 것일 겁니다.

▶JP모건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기술주 로테이션이 "대부분 완료되었을 수 있으며" 시장이 저점(dip)에서 매수할 수 있는 전술적 기회에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
전술적 위치 모니터를 보면 앞으로 며칠 안에는 더 떨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강한 반등을 얻을지는 미래의 거시경제 데이터에 달려 있을 수 있다"라고 조건을 달았습니다.

다만 변동성이 가라앉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이 더 많습니다.

▶RBC 캐피털마켓츠의 로리 칼바시나 전략가는 "경제 데이터가 하락세를 촉발했지만 알아야 할 것은 미국 주식 시장은 조정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우리를 걱정하게 만든 것 중에는 너무 확장된 투자 심리와 높은 포지셔닝, 최근 몇 년 동안 8~10월 부진한 계절성, 대선이 있는 해에 나타나는 가을 하락세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이러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으며 당분간 주식 시장이 추가 하락에 취약한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명 투자자인 마크 미네르비니는 "이번 하락은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경기 침체 우려로 시장 관심이 바뀐 데 따른 주가 조정이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가격 조정이 발생할 것인가이다. 1987년 10월 16일 금요일에 트레이더들은 내림세가 이제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음 거래일인 10월 19일 월요일(블랙먼데이) 다우 지수는 하루 만에 22% 하락했다. 진짜 문제는 변동성이다. 시장 바닥이 확립되더라도 거친 롤러코스터와 변동성은 신중한 투자자가 아닌 용감한 사람을 위한 환경이다. 이번 내림세는 올해 좋은 매수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바닥을 골라내는 데 전혀 관심이 없다. 대신 시장이 안정화되고 상승세를 재개할만한 적절한 설정이 이루어질 때까지, 위험도가 낮은 진입점을 기다리겠다. 많은 현금과 가벼운 매도 포지션을 취한 상태로 시장을 즐기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턴어라운드 화요일? "저가 매수는 아직"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변동성지수(VIX)는 오늘 새벽 한때 최대 66까지 치솟았습니다. 유동성이 없었던 때 치솟았다가 미국 시장이 열리고 ISM 서비스업 PMI가 예상보다 좋게 나온 뒤 38.57로 마감했습다. 이것도 64.7% 급등한 것이죠. 데이터 트랙 리서치는 강세장(2021, 2023)에서 VIX가 27~37까지 치솟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장기 평균의 1 및 2 표준편차 수준(27.4, 35.3)과 가깝고 이는 좋은 진입점으로 작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니콜라스 콜라스 설립자는 "중요한 점은 미국 주식이 반드시 27 이상으로 VIX가 마감한 날 바닥을 치는 것은 아니다. 저점은 그 수준에 도달한 후 4~7일 후에 발생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여기서 바닥을 찾기 위해 서두를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하락장(2022년)에서는 VIX가 평균보다 2 표준편차 높은 34~36까지 여러 차례 올라가는데 바닥은 장기 평균(19.5)에서만 나타난다고 설명했습니다.
턴어라운드 화요일? "저가 매수는 아직"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펀드스트랫의 톰리 설립자는 시장은 "과잉 반응을 보인다"라고 지적합니다. 그는 "지난 며칠 동안 경제 상황이 소형주와 나스닥 100 모두에서 10% 이상 하락을 정당화할 만큼 악화하였나.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7월 고용보고서는 연착륙과 일치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리 설립자의 중장기 주식 전망은 여전히 건설적입니다. 그러나 그도 단기적으로는 인내심을 가질 것을 제안합니다. 그는 "시장이 패닉에 빠지면 기회가 생긴다는 것을 명심하라"라면서도 "매도가 완료되도록 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 며칠간의 매도는 즉시 반전될 수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티펠의 베리 배니스터 전략가는 연말 S&P500 목표치 5000이 7월 고용데이터와 Fed의 금리 인하 지연을 고려할 때 ”지금은 적절해 보인다”라며 ”두 자릿수 수정이 나타날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더 빨리 하락하는 ‘불 스티프닝’, 회사채 스프레드 확대,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등을 그 이유로 지적했습니다. 배니스터는 지난 6월 초 S&P500 지수가 3분기 말까지 약 475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었습니다.

▶워튼스쿨의 시걸 교수는 "변동성은 마침내 시장으로 돌아왔다. 주식 시장은 일반적으로 5~10% 조정을 겪는다. 이런 조정 없이 계속 급등하고 더 많은 거품과 같은 조건을 만들었다면 더 걱정했을 것이다. 주식의 위험 프리미엄과 채권 대비 주식의 미래 전망은 지난주부터 개선되고 있고 이는 장기 주식 투자자에게 좋은 일이다. 단기적으로는 Fed가 곧 대응하겠다고 나오지 않으면 전망은 매우 불안정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