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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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가 전날 일제히 폭락했다. 증권가에선 과도한 하락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 급락 이후 충격받기 전만큼 증시가 회복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는 진단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하락장에서 잘 버틴 종목들이 회복 과정에서도 좋은 성과를 보인 만큼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지수는 8.77% 폭락한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2일에도 3.65% 급락한 바 있다. 이달 들어 3거래일 만에 11.88%가 빠졌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트리거(계기)였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7월 실업률 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나쁘게 나오면서다. 경기침체가 오는 걸 상당히 잘 맞춘다는 ‘삼의 법칙’에 대입하면 미국 경제가 침체로 진입했다는 수치가 도출된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실제 경기가 침체된다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로 주가지수 반등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주식시장 참여자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이벤트다.

다만 실제 기준금리가 인하되기까지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미 Fed의 통화정책결정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45일에 한 번씩 열린다. 7월 30~31일(현지시간)에 열렸으니, 다음 회의는 9월 14~15일께다. 바로 다음 회의에서 주식시장이 기대하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나온다고 해도 지금부터 약 한달 반을 기다려야 한다.

9월 FOMC 회의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된다는 것도 아직은 주식시장의 기대일 뿐이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를 촉발시킨 7월 실업률 지표에 대해서도 주식시장 안팎에서는 일회성 요인으로 인해 지표가 실제보다 나쁘게 나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만 연구원은 “이제 막 미국의 경기침체 논란이 시작됐다.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걷히려면) 9월 FOMC 회의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며 “기다리는 시간 동안 금리와 주가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구간을 지나고 나면 주가지수가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코스피가 하루에 3% 이상 하락할 정도로 충격을 받은 뒤 3개월 정도 지나면 충격을 받기 전의 수준을 회복했다고 이 연구원은 설명했다.

특히 그는 “하락하는 코스피 대비 수익률 우위 업종이 충격을 받은 뒤 1~3개월까지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또 유지했다”며 “지난달 11일 코스피의 고점 형성 이후 하락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잘 버틴 업종들이 차기 주도주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은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서비스를 활용해 코스피200지수와 코스닥150지수 편입 종목들 중 지난달 11일 이후 주가가 올랐거나 5% 미만으로 내렸고,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분기 말보다 하락한 42개 종목을 선별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주목을 받은 조선, 방산을 비롯한 수출주가 많이 눈에 띄었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넥슨게임즈다. 주가는 45.37% 올랐는데, 12개월 선행 PER은 오히려 45.54배에서 16.06배로 떨어졌다. 실적 추정치가 치솟은 영향이다.

HD현대중공업 역시 주가는 18.25% 상승했고, 12개월 선행 PER은 27.5배에서 22.98배로 낮아졌다. HD현대중공업 외에도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미포조선도 7월11일의 증시 고점 이후 성과가 양호했고, 실적 전망도 우수한 종목으로 꼽혔다.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등 방산주들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녹십자, 씨젠, 제이시스메디칼, 메디톡스, 알테오젠, 셀트리온 등 헬스케어 종목들도 눈에 띄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