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포르투갈 사람들도 'K-ATM' 쓴다…세계로 뻗어가는 효성티앤에스
'K-ATM(현금자동입출금기)'이 인도, 인도네시아, 포르투갈, 폴란드 등 한국과 연결고리가 그리 크지 않았던 국가들에 수출되고 있다. 선두에 있는 업체는 국내 ATM 제조사 효성티앤에스다. 금융자동화 과정에서 신규수요가 늘어나는 남아시아와 노후 기기를 교체하려는 유럽 등을 공략한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평가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티앤에스는 올해 2분기 인도네시아 1위 국영은행 '만디리'와 ATM 6700대의 신규 수주계약에 성공했다. 인도네시아내 이슬람 은행인 '뱅크 사리아 인도네시아'에도 4000대의 ATM을 수출한다. 인도에서도 인도 국영은행 '뱅크 오브 바로다'와 3400대의 수주계약을 맺었다.

효성티앤에스는 올해 2분기 매출 3822억원, 영업이익 321억원의 깜짝 '어닝서프라이즈'를 발표했는데, 남아시아 수출 성공이 수치로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대비 34.1%, 129.3% 증가했다.

아직 개발도상국인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은 최근 금융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ATM을 대거 수입하고 있다. 특히 지방의 경우 ATM이 크게 부족해 수요가 많다. 이 점을 효성티앤에스가 공략하고 있다. 입금과 출금이 동시에 되는 '환류기' 기술을 앞세워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효성티앤에스는 올해 2분기 포르투갈, 폴란드, 독일 등 유럽에서도 신규수주에 성공했다. 유럽의 경우는 국가 규모에 비해 첨단 ATM 기기가 부족하다. 지폐를 입금하는 입금기와 돈을 인출하는 출금기가 따로 있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노후기기다. 독일같은 선진국이라도 지방이거나 폴란드·포르투갈 등 중진국에서는 환류기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많다. 현재 불가리아 등과도 수출 계약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효성티앤에스는 다음 목표로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지역을 넓히려 하고있다. 가나·나이지이라 등 아프리카의 경우 치안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보안성을 높이고 지문인식 등이 가능한 ATM을 내세워 수주를 따내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선 이미 ATM은 일부 교체수요밖에 없는 사양산업이라 해외수출판로를 끊임없이 개척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회사는 실적 우상향을 자신하고 있다. 효성티앤에스 관계자는 "개발도상국의 ATM 수요는 무궁무진하고, 전세계 이미 존재하는 ATM 중 환류기술을 가진 기기는 30% 내외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출 상승세를 이어갈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