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달 오조작 의심되면 차 멈춘다…캐스퍼 일렉트릭에 '최초 적용' [영상]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기술 첫 탑재
소형차 되면서 넓어진 공간감
안전 강조…"강건화 설계 많은 노력"

캐스퍼 일렉트릭 연구개발에 참여한 현대차 연구원들과 캐스퍼 일렉트릭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소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에 현대차그룹 최초로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술(PMSA·Pedal Misapplecation Safety Assist)'이 적용된다. 최근 전기차 페달 오조작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상황이라 주목된다.

현대차는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JBK 컨벤션홀에서 캐스퍼 일렉트릭 기술 설명회를 열었다. 내연기관차 캐스퍼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캐스퍼 일렉트릭은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모델로, 지난 6월 부산 모빌리티쇼에서 공개된 바 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기존 내연기관차에선 경형이었던 차급을 소형으로 늘렸다. 이를 통해 결과 캐스퍼 일렉트릭은 내연기관차 기준 같은 경형이었던 레이EV보다 긴 1회 충전 시 거리를 확보해 315㎞를 주행한다.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술 첫 탑재

캐스퍼 일렉트릭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그룹 최초로 탑재된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 기술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회생 제동으로 인한 원 페달 드라이빙 운전 시 페달 오조작 위험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 기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PMSA는 정차 또는 정차 후 출발시 조향각 430도 이하, 25도 이하의 구배(지면 기울기)의 경우에 작동한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최대로 밟은 상태를 100%로 봤을 때 도달 시간이 0.25초 이내일 경우 기능이 작동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 페달과 같은 힘으로 누를 경우 0.25초 안에 100% 밟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장애물과의 거리에 따라 1m 이내를 일차적 제어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구동력을 0에 가깝게 제어한다. 그래도 속도가 줄지 않고 장애물과의 거리가 60㎝ 이내로 가까워지면 유압 제동을 제어해 충돌을 방지한다.

PMSA의 작동 조건으로 조향각 430도가 이하가 포함된 이유에 대해서는 "후방에서 빠른 속도로 차량이 접근해 해당 상황을 급히 빠져나가는 상황, 급한 유턴 상황 등 운전자가 의도한 상황에서는 해당 기능이 작동하는 것이 또 다른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430도 이상으로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경우에는 해당 기능이 작동하지 않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주행 중에 일어난 페달 오조작 방지 기능은 개발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 주행 중에서 페달 오조작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발해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PMSA 기능은 페달 오조작하는 경우 안전을 보조하는 기능"이라면서 "초음파 센서 고장 및 충격으로 인해 틀어지는 등의 경우에는 기능이 원활하게 동작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간감 늘었다...경차 캐스퍼 단점 극복

이외에도 캐스퍼 일렉트릭은 실내 공간감이 대폭 개선됐다. 내연기관 대비 휠베이스가 180㎜ 커진 덕분에 뒷자리 공간과 러기지 공간이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적재 공간 역시 기존 내연기관 캐스퍼보다 47ℓ 커진 280ℓ의 용량이 확보됐다.

무거운 배터리를 탑재한 데다 차체 크기가 커지면서 승차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현대차는 초기부터 승차감과 주행 성능에 집중해 개발을 진행했다고 귀띔했다.

캐스퍼 일렉트릭 연구개발에 참여한 현대차 연구원들과 캐스퍼 일렉트릭 /사진=현대차

승차감의 경우 고무 소재보다 충격 흡수 능력을 강화한 하이드로 부싱을 적용해 하부에서 올라오는 진동을 약 3dB 줄였다. 내연기관 캐스퍼보다 업그레이드된 쇽업소버를 사용해 승차감도 끌어올렸다.

캐스퍼 일렉트릭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 법인에서 공급하는 셀이 사용됐다. 배터리 팩은 카펙발레오에서 제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진동, 충격, 관수로 테스트 등 가혹 조건에서도 안전 성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강건화 설계에 큰 노력을 기울였다"며 "그런데도 문제가 생겼을 경우 운전자나 승객이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 열전이를 지연하는 기술을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