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경영권까지 위태…'위험한 주담대' 대주주 반대매매 쏟아질라
※한경 마켓PRO 텔레그램을 구독하시면 프리미엄 투자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텔레그램에서 마켓PRO를 검색하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급등락 오가는 조정장
…담보가치 하락 주의보
반대매매로 주가 50% 넘게 내린 엑스플러스

다날 최대주주 지분 94% 담보로 묶여
지분 전량 담보로 내준 광무 최대주주

애꿎은 개인투자자만 피해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증시가 미국발 경기 침체에 요동치면서 상장사 보유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끌어다 쓴 최대주주·주요 주주들의 반대매매(강제 일괄매도) 물량이 쏟아질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최근 코스닥 상장사 엑스플러스에서 대량의 반대매매 물량이 나오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영문도 모른 채 주가 급락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아야 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달 6일까지 68개 코스닥 상장사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제공 계약 체결' 공시를 총 74건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미 지난 한 해 40건(44개 코스닥 상장사)을 넘어섰다. 채무자는 담보로 잡은 주식 가치가 떨어지면 강제로 팔아 빌려준 돈을 회수하는데, 이 경우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아지며 최대주주 지위를 잃을 수 있다.

결제 서비스업체 다날의 최대주주인 박성찬 회장은 지난 5일 보유 주식 17.56% 가운데 16.65%를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등 4곳의 증권사에 담보로 제공하고 230억원을 빌렸다. 전체 보유지분 가운데 담보로 묶인 지분의 비중이 94%에 달한다. 만약 주가 하락으로 담보 설정금액(325억원)을 밑돌아 반대매매가 실행될 경우 박 회장의 지분율은 0.91%로 줄어든다. 통신장비 제조사 광무의 최대주주 아틀라스팔천은 보유 지분 전량(16.28%)을 담보로 제공하며 350억원을 차입했다.

주식 담보대출은 목돈이 급한 대주주들이 손쉽게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회사 운영 자금부터 투자금 마련, 사적 자금 융통 등 사유도 다양하다. 금융기관 외에도 대부업에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상장사도 있다.

주요 주주들의 보유 물량이 반대매매 되기도 한다. 최근 국내 증시가 폭락 하루 만에 급반등하는 사이 엑스플러스에서 반대매매로 추정되는 물량이 쏟아지면 이틀 만에 주가가 50% 넘게 급락했다. 엑스플러스는 현재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측에선 2·3대주주인 니케1호투자조합과 유에스케이1호조합에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이 보유한 엑스플러스 지분율은 반대매매 직전 16%대로 추정된다.

최대주주나 지분율이 높은 주요 주주들의 반대매매는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주가 하락으로 담보가치가 하락해 반대매매 물량이 나오고 이 때문에 다시 주가가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대주주나 주요 주주들은 보유 지분이 많아 그만큼 담보로 제공되는 주식 비중도 높다"며 "이들이 맡긴 주식이 반대매매 당하면 대량의 물량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