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 아시아권 창업 엑스포 ‘플라이아시아’에 참여하는 국가가 늘면서 부산이 홍콩과 싱가포르에 버금가는 아시아권 창업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부산시 기업과 국내외 스타트업 간 연결망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부산시는 이런 인프라와 창업 정책을 결합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더욱 강화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창업도시 부산…亞 '스타트업 허브'로 도약
6일 부산시에 따르면 오는 10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플라이아시아 어워즈’ 본선 진출 기업 110개 중 33곳이 해외에 본사를 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스타트업을 비롯해 일본 중국 싱가포르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6개 국가의 유망 스타트업이 평가를 거쳐 올가을 부산을 찾기로 했다.

아시아권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시상하는 플라이아시아 어워즈엔 총상금 18만달러가 걸렸다. 플라이아시아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올해 3년째를 맞는다. 유망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한국과 아시아 국가들에 도움이 되는 투자 환경을 조성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2022년 첫 개최 후 어워즈를 중심으로 한 행사의 전반적인 규모도 커지고 있다. 기업 간 밋업(사업 논의) 건수는 2022년 624건에서 지난해 830건으로 늘었다. 투자 검토 실적은 첫해 78개사, 396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141건, 1892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행사에선 해외 스타트업 중심의 홍보 전시장을 마련해 부산 기업들과 해외 창업 생태계의 접점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10월에 주요 행사를 하나의 축제로 통합한 ‘부산 옥토버페스트’(가칭)를 개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플라이아시아는 이때 열리는 부산 지역 창업 관련 프로그램과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여겨진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가 개최할 ‘바운스’ 행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기존 기업들이 스타트업 및 다른 외부 기관의 기술과 지식을 활용해 혁신을 추구하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챌린지 사업의 연장선상에 놓인 행사다. 롯데마트, 이마트 등 대형 유통기업 9곳과 한국예탁결제원 등 9개 공공기관이 스타트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사업 아이템 발굴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바운스에는 삼성중공업, 롯데건설 등 국내 대기업 및 중견기업 23곳이 참여를 확정 지었다.

지난해 이 행사에선 16개 대기업 및 중견기업이 60곳의 스타트업을 만나 직접 투자를 결정하거나, 스타트업이 보유한 기술을 현장 테스트해 자사 적용 가능성을 살폈다.

부산시는 창업 네트워크의 외연을 더욱 키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글로벌 창업허브로 선정된 부산시는 부산항 북항 제1부두 내 창고를 리모델링해 ‘워크테인먼트’로 꾸미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곳을 청년이 모여 혁신을 추구하는 세계적(글로벌) 창업·문화 복합 랜드마크 공간으로 만들어 기업가와 투자자, 시민이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수도권 글로벌 창업 허브와 연계한 디지털 플랫폼 등의 프로그램을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서울 글로벌 창업허브와 연계해 공동 투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며 “서울 딥테크와 부산 제조업의 협력 모델을 발굴하는 등 다양한 혁신 사례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