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弗 엔 캐리 청산 진정세" vs "대규모 매물 더 나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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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먼데이 주범' 엔 캐리 트레이드 추가 청산되나
엔·달러 환율 146엔대로 반등
日 정부, 엔화 강세 용인 안하면
유동성 충격 진정될 가능성
"엔 캐리 트레이드 죽지 않았다"
SG "몇 차례 붕괴 없인 안 끝나"
청산 본격 시작되지 않았을수도
엔·달러 환율 146엔대로 반등
日 정부, 엔화 강세 용인 안하면
유동성 충격 진정될 가능성
"엔 캐리 트레이드 죽지 않았다"
SG "몇 차례 붕괴 없인 안 끝나"
청산 본격 시작되지 않았을수도
지난 5일 글로벌 증시 폭락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20조달러(도이체방크 추산)에 달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 일부가 청산된 것이 지목되고 있다.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엔화로 자금을 조달해 주식, 통화 등 글로벌 자산을 사던 투자자들이 엔화 강세 흐름과 맞물려 자금을 거둬들이자 해당 자산 매물이 대거 쏟아지며 가격을 끌어내렸다는 것이다. 시장에선 일본은행(BOJ) 및 미국 중앙은행(Fed)의 향후 금리 결정이 엔 캐리 트레이드의 추가 청산 규모를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주가 폭락 이유로 미국 경기 둔화 우려보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이달 초 나온 7월 미국 고용 데이터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긴 했지만 일본 닛케이지수를 1987년 블랙먼데이 후 최악인 12.4% 끌어내릴 만큼 최악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마크 다우딩 블루베이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고용 데이터에서 경제 경착륙을 시사하는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며 “증시 폭락의 배경은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캐리 트레이드는 일본이나 스위스 등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돈을 빌려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다른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캐리 통화가 엔화다. 헤지펀드를 포함한 투자자들은 그동안 ‘제로’(0)에 가까운 금리로 일본에서 돈을 빌려 세계 각국의 주식과 채권, 통화, 원자재, 금, 암호화폐 등 고수익 자산에 투자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1990년부터 작년 말까지 누적된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20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주 제롬 파월 Fed 의장이 9월 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한 가운데 BOJ가 금리를 기습 인상해 양국 금리 격차가 좁혀질 것이란 기대가 퍼지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흐름이 촉발됐다. 엔·달러 환율이 지난 7월 3일 달러당 161엔에서 이달 5일 142엔까지 급락(엔화 가치 급등)하자 청산 흐름이 가속화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엔 캐리 트레이드는 일본의 초완화적 통화정책 기대에서 이뤄졌지만 BOJ 금리 인상으로 매력이 줄었다”며 “대규모 청산이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의 주범이 됐다”고 했다.
최근 글로벌 하락장에서 어느 자산을 대상으로 얼마만큼의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됐는지에 관한 구체적 추정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향후 청산될 물량과 이에 따른 시장 충격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엔화 약세 포지션이 상당 부분 청산됐다”며 “일본 정부와 BOJ가 엔화 추가 강세를 용인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유동성 충격이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청산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로저스인베스트먼트어드바이저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끝났거나 죽지 않았다”며 “엔 캐리 트레이드가 다시 최대 공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엔 캐리 트레이드는 몇 차례 (시장) 붕괴 없이 풀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자체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지금도 커 엔 캐리 트레이드를 할 유인이 여전히 있다”며 “최근 증시 급락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라기보다는 위험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나타난 주가 조정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BOJ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기 어렵게 된 만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부담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 등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일본으로 완전히 회귀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며 “대기 자금이 각국 자산에 재투자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진규/김은정 기자 josep@hankyung.com
“블랙먼데이 주범은 캐리 트레이드”
6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긴급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를 열고 최근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이유로 경기 둔화 우려, 빅테크 기업 실적 부진, 중동지역 불안 등과 함께 BOJ 금리 인상 후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제시했다.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주가 폭락 이유로 미국 경기 둔화 우려보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이달 초 나온 7월 미국 고용 데이터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긴 했지만 일본 닛케이지수를 1987년 블랙먼데이 후 최악인 12.4% 끌어내릴 만큼 최악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마크 다우딩 블루베이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고용 데이터에서 경제 경착륙을 시사하는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며 “증시 폭락의 배경은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캐리 트레이드는 일본이나 스위스 등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돈을 빌려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다른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캐리 통화가 엔화다. 헤지펀드를 포함한 투자자들은 그동안 ‘제로’(0)에 가까운 금리로 일본에서 돈을 빌려 세계 각국의 주식과 채권, 통화, 원자재, 금, 암호화폐 등 고수익 자산에 투자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1990년부터 작년 말까지 누적된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20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주 제롬 파월 Fed 의장이 9월 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한 가운데 BOJ가 금리를 기습 인상해 양국 금리 격차가 좁혀질 것이란 기대가 퍼지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흐름이 촉발됐다. 엔·달러 환율이 지난 7월 3일 달러당 161엔에서 이달 5일 142엔까지 급락(엔화 가치 급등)하자 청산 흐름이 가속화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엔 캐리 트레이드는 일본의 초완화적 통화정책 기대에서 이뤄졌지만 BOJ 금리 인상으로 매력이 줄었다”며 “대규모 청산이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의 주범이 됐다”고 했다.
엔 캐리 추가 청산 놓고 논란
이날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6엔대로 상승했다. 엔화 강세가 다소 해소되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흐름도 진정세를 보이자 수급적인 측면에서 이날 아시아 증시 반등에 기여했다는 해석이 나왔다.최근 글로벌 하락장에서 어느 자산을 대상으로 얼마만큼의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됐는지에 관한 구체적 추정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향후 청산될 물량과 이에 따른 시장 충격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엔화 약세 포지션이 상당 부분 청산됐다”며 “일본 정부와 BOJ가 엔화 추가 강세를 용인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유동성 충격이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청산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로저스인베스트먼트어드바이저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끝났거나 죽지 않았다”며 “엔 캐리 트레이드가 다시 최대 공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엔 캐리 트레이드는 몇 차례 (시장) 붕괴 없이 풀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자체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지금도 커 엔 캐리 트레이드를 할 유인이 여전히 있다”며 “최근 증시 급락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라기보다는 위험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나타난 주가 조정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BOJ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기 어렵게 된 만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부담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 등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일본으로 완전히 회귀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며 “대기 자금이 각국 자산에 재투자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진규/김은정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