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드민턴 단식에서 우승해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이 6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을 통해 귀국하기 위해 도착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자배드민턴 단식에서 우승해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이 6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을 통해 귀국하기 위해 도착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안세영(22·삼성생명)과 대한배드민턴협회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번에는 '안세영 없는 안세영 기자회견'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펼쳐졌다.

안세영은 7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을 통해 배드민턴 대표팀과 함께 귀국길에 올랐다.

안세영은 비행기에 오르기 전 취재진과 만나 "기자회견에 불참한 것은 (협회가) 대기하라고 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며 "협회가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기다려'라고 지시했는데, 내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체육회는 지난 6일 오후 파리의 코리아하우스에서 배드민턴 메달리스트를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는데,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은 불참했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안세영 선수의 본인 의사에 따라 불참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안세영은 귀국 전 인터뷰를 통해 기자회견 불참은 자기 의사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회견에는 혼합복식 은메달리스트 김원호(삼성생명)와 정나은(화순군청)만 참석했다.

김원호는 기자회견에서 "축하받아야 할 자리가 그렇게 안 될 것 같다고 예상은 했다. 그래서 (참석 여부에 대해) 고민이 컸다"며 "우려스러운 마음을 안고 왔다"고 말했다. 정나은은 "(안)세영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기자회견장에서 마음고생한 김원호와 정나은에게도 사과했다. 그는 "축하를 받아야 하는 선수들이 축하받지 못해 미안하다"며 "자세한 것은 (법무)팀과 상의해야 한다. 한국에서 입장을 얘기하겠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에 동행했던 김택규 회장은 이날 선수단·코치진과는 다른 비행기를 타고 먼저 파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균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 역시 안세영의 '작심 발언'과 관련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한국으로 떠났다.

앞서 안세영은 지난 5일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중국)를 꺾고 우승했다. 안세영의 금메달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배드민턴 단식에서 나온 성과다.

하지만 안세영은 메달 획득 후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내 무릎의 부상 정도는 생각보다 심각했다"며 "쉽게 나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는데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크게 실망했다"면서 협회를 비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