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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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지난 2분기 1200억원 넘는 순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가 연초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는데도 성장세가 이어졌다. 카카오뱅크가 올해 집중하고 있는 '자금운용'을 통한 수익이 늘어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분기 순이익 규모가 120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지난해 2분기(820억원)와 비교해 1년 사이 382억원(46.6%) 늘어난 수치로, 분기 단위 역대 최대 실적이다. 직전 분기인 올해 1분기(1112억원)와 비교하면 90억원(8.1%) 늘었다. 상반기 기준 순이익은 올해 23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9% 증가했다.
카카오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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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의 안정적인 증가세에 힘입어 수신과 여신이 모두 늘어난 점이 견고한 실적을 뒷받침했다. 카카오뱅크의 가입자 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2403만명으로, 3월 말(2356만명)과 비교해 3개월 사이 47만명(2.0%) 늘었다.

수신 자산은 지난 2분기 말 53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43조6000억원) 대비 22.5% 늘었다. 특히 금리가 연 0.1%에 불과한 저원가성예금인 요구불예금이 이 기간 25조원에서 30조4000억원으로 21.6%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저원가성예금 비중은 지난 2분기 56.9%로 같은 기간 은행권 전체 평균(38.5%)보다 18.4%포인트 높았다.
카카오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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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의 여신(대출) 성장세도 탄탄한 모습을 보였다. 카카오뱅크의 지난 2분기 말 여신 잔액은 42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3조9000억원) 대비 25.7% 늘었다. 특히 이 기간에 주담대 잔액이 5조5000억원에서 12조4000억원으로 125.5% 증가하며 여신 성장세를 이끌었다.

다만 올해 들어 주담대 증가 속도는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 1분기 말 11조8000억원에서 2분기 말 12조4000억원으로 3개월 동안 6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1분기(2조7000억원)와 비교해 주담대 증가폭이 77.8%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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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증가 속도가 꺾인 이유는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꼽힌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달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전체적인 여신(대출자산)의 연간 증가율 가이던스를 20% 내외에서 10% 초반으로 조정하고자 한다”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방침을 수용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 바 있다.

주담대 증가세가 꺾였지만 카카오뱅크는 자금운용을 통한 수익 창출로 성장을 지속했다. 카카오뱅크의 채권 등 투자금융자산 손익 규모는 올해 상반기 2517억원으로 전년 동기(2065억원) 대비 452억원(21.9%) 늘었다. '채권이자' 손익이 이 기간 829억원에서 919억원으로 늘었고, 채권매매이익을 포함한 '유가증권' 손익이 829억원에서 919억원으로 증가했다.
카카오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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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는 포용금융에도 힘쓰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2분기 말 4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9000억원) 대비 8000억원(20.5%) 늘렸다. 직전 분기(4조6000억원)와 비교하면 1000억원(2.2%) 확대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 2분기 말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32.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건전성은 소폭 악화됐다.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지난 2분기 0.48%로, 지난 1분기(0.47%)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같은 기간 0.45%에서 0.47%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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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주주환원 등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해 4분기 중 공시하겠다"며 "앞으로도 견조한 성장을 기반으로 포용금융을 보다 확대하고 고객에게 첫 번째로 선택받는 금융 생활 필수앱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