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사진=최혁 기자>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사진=최혁 기자>
7일 삼성전자 주가가 장 초반 1%대 반등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날 개장 전 로이터통신이 "삼성전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가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보도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아직 테스트 중"이라고 부인했다.

이날 오전 9시6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200원(1.66%) 오른 7만3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5일 폭락장세에서 하루 만에 10.3% 떨어졌지만, 전날 1.54% 오른데 이어 이날도 상승률이 1%대에 그치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의 HBM3E 8단이 최근 엔비디아 테스트를 통과했으며 곧 공급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HBM은 D램을 여러 개 쌓아 속도를 높이면서 전력 소비를 줄인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로,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필수 부품으로 꼽힌다. 특히 HBM3E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기인 H100과 차세대 제품 B200에 들어간다.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검증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 HBM3E의 설계를 다시 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로이터는 삼성전자의 HBM3E가 발열과 전력 소모 문제로 테스트를 통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차세대 HBM인 HBM3E 관련 매출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전체 HBM 매출에서 차지하는 HBM3E 매출 비중은 올 3분기 16%에서 4분기 64%로 4배 확대될 것"이라며 "엔비디아, AMD AI 가속기, 애플 인텔리전스 기반이 되는 구글 AI 칩 텐서프로세서유닛(TPU), 아마존 AI 칩 트레이니움(Traineium) 등으로부터 3분기 최종 인증 이후 올 4분기부터 HBM3E 공급 본격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4분기 HBM 매출비중 확대는 범용 D램의 생산 시설 제약으로 이어져 향후 D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삼성전자 D램 전체 생산 시설에서 HBM 비중은 지난해 8%에서 올해 20%까지 확대되며 범용 D램 생산 비트(bit) 감소에 따른 공급 부족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그는 "올 하반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3배 증가한 27조6000억원으로 2021년 하반기(29조7000억원) 이후 3년 만에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올해와 내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에 대해서도 각각 44조7000억원과 65조1000억원으로 전망하며 "내년 영업이익(65조원)이 지난해(6조5000억원) 대비 10배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연구원은 "HBM 매출 비중 확대와 범용 D램 가격 상승으로 내년 반도체부문(DS)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25조9000억원) 73% 증가한 44조8000억원으로 예상돼 내년 반도체 부문에서만 올해 연간 영업이익(44조7000억원)을 웃돌 것"이라며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내년 추정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1배, 주가수익비율(PER) 9.1배를 기록해 바겐세일 중으로 매력적인 진입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