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저지의 자동차 딜러 사무실 앞에 주차된 테슬라 전기자동차. 사진=REUTERS / 연합뉴스
미국 뉴저지의 자동차 딜러 사무실 앞에 주차된 테슬라 전기자동차. 사진=REUTERS / 연합뉴스
국내 테슬라 투자자들의 평균 수익률이 최근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증시에서 '인공지능(AI) 수요 부진 우려'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큰 테슬라를 투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일 네이버증권에 따르면 국내 서학개미 중 테슬라를 보유한 사람의 이 종목 수익률은 평균 -4.87%로 집계됐다. 미국 나스닥시장의 '매그니피센트(M)7' 종목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수익률 중 유일하게 손실 구간에 들었다. 이 수치는 네이버증권에 자신의 주식 계좌를 연동시킨 사람 중 테슬라를 보유한 16만명의 수익률을 평균 낸 것이다.

반면 최근 나스닥지수 폭락에도 불구하고 다른 M7 종목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수익률은 아직 플러스를 유지 중이다. 종목별로 보면 메타가 38.07%로 가장 높았고 이어 애플(27.0%), 알파벳A(21.84%), 엔비디아(18.58%), 마이크로소프트(15.0%), 아마존(4.71%) 순이었다.

최근 M7 종목이 폭락했을 때 테슬라의 하락 폭이 가장 컸던 건 아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2일부터 2거래일 연속으로 급락했는데, 이때부터 최근까지 테슬라는 7.48% 조정을 받아 알파벳A의 하락률(-7.30%)과 비슷했다. M7 종목 중 아마존은 이 기간 하락률이 12.03%로 테슬라보다 컸다. 그러나 국내 아마존 투자자의 이 종목 수익률 평균은 아직 플러스를 유지 중이다.
"이렇게 주가 추락할 줄은"…'16조' 묶인 개미들 '비상'
한 전문가는 "아마존은 지난달 사상 최대치까지 주가가 오르는 등 올들어 반등세가 이어졌지만, 테슬라 주가는 아직 2021년 11월 최대치의 절반 수준"이라며 "주가가 비교적 덜 오른 상태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증시의 주요 관심사로 대두된 게 서학개미의 테슬라 수익률 평균을 마이너스로 떨어뜨린 배경"이라고 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테슬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12M PER)은 최근 69.5배로 집계됐다. 다른 M7 종목이 최저 19.0배(알파벳A)에서 최대 29.6배(아마존)인 것과 비교해 월등히 높다. 12M PER이 높으면 주가가 반등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 게 보통이다.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보유 금액은 지난 5일 기준 117억3395만달러(약 16조1600억원)로 해외 종목 보유액 중 가장 많다. 다른 전문가는 "전기자동차 수요 부진이 여전해 서학개미의 테슬라 수익률이 당분간 눈에 띄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