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의 정취와 어울리는 독일 가곡이 대가의 피아노 선율을 타고 한국 관객을 만난다.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와 피아니스트 마리아 조앙 피레스가 오는 10월 26일 경기도 야탑동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겨울나그네>란 이름의 공연을 연다. 성남문화재단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특별 무대이기도 하다.
슈베르트의 고독에 물들 성남의 가을 밤
마티아스 괴르네는 독일 가곡의 최고 권위자로 불리는 성악가다. 음을 부드럽게 이어 부르는 레가토 기법과 중후한 음색, 풍부한 성량을 고루 갖췄다. 괴르네는 영국 클래식 음반 전문 레이블인 하이페리온이 1987년부터 10년간 제작한 슈베르트 가곡 전집 중 30집인 <겨울나그네>로 타임지 선정 '1997년 최우수 음반'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 선보일 슈베르트의 연가곡집 <겨울나그네>는 슈베르트가 삶의 끝자락에서 느낀 사랑과 고독, 삶의 의미, 죽음에 대한 사색이 잘 표현된 작품이다. 괴르네는 어둡고 깊은 음색으로 이를 노래할 계획이다.
슈베르트의 고독에 물들 성남의 가을 밤
반주는 피아니스트 마리아 조앙 피레스가 담당한다. 성남아트센터 관계자는 "피레스의 연주는 반주에 머무르지 않는다. 성악과 피아노 연주가 동등하게 느껴질 만한 힘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80세지만 클래식계에서 아직도 현역으로 뛰는 음악가다. 명쾌한 터치에서 느껴지는 투명한 울림을 장기로 갖춘 연주자로, 모차르트, 소팽, 드뷔시, 슈베르트 음악에 조예가 깊다.

두 거장은 유독 성남아트센터와 인연이 깊다. 괴르네는 2005년 ‘성남아트센터 개관 페스티벌’에서 슈만 가곡으로, 2015년 ‘성남아트센터 10주년 기념 공연’에서 슈만과 슈베르트 가곡으로 독일 가곡의 깊은 세계를 들려준 바 있다. 또한 피레스는 2014년 스코티시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특유의 섬세하고 우아한 연주로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티켓은 성남아트센터 홈페이지와 인터파크티켓을 통해 8일 오후 2시부터 온라인 또는 전화로 예매가 가능하다.
슈베르트의 고독에 물들 성남의 가을 밤
○슈베르트 <겨울나그네>는...
1827년,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나기 한 해 전에 완성된 독일 가곡의 걸작. '악보 위에 쓴 시'라고 불릴만큼 문학적 가치도 큰 작품이다. 슈베르트가 독일 시인 빌헬름 뮐러의 시집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가곡 24곡으로 구성됐다. 평론가들은 "세상으로부터 도피한 방랑자가 사라진 옛사랑을 추억하며 겨울 벌판을 떠도는 모습은 슈베르트 자신의 초상이며 낭만주의 예술의 정수를 보여준다"고 했다.

이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