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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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마루운동 결선에서 레베카 안다라드(브라질), 시몬 바일스(미국), 조던 차일스(미국)가 각각 금·은·동메달을 딴 가운데 경기 직후 점수가 달라져 메달 주인이 바뀌는 혼선이 발생했다.

5일(한국시간) 진행된 경기 직후 최종 채점 결과가 띄워진 전광판에서는 루마니아의 아나 버르보수 선수가 3위를 차지했다. 이를 확인한 버르보수는 기쁜 표정으로 국기를 들고 뛰쳐나와 세리머니를 했고, 이 모습이 중계 화면에 송출됐다.

하지만 곧바로 전광판이 수정되면서 5위였던 미국의 조던 차일스 선수가 3위로 올라섰다.

차일스의 난이도 점수에 심사위원 채점이 잘못됐다고 판단한 코치가 심사위원에게 채점 오류를 주장하며 이의 제기를 한 것. 이를 받아들인 심사위원은 난이도 점수를 5.8점에서 5.9점으로 0.1점 올렸고, 이로 인해 차일스는 버르보수와 0.066점 차이로 동메달을 거머쥐게 됐다.

실시간으로 바뀐 전광판 순위에 버르보수가 세리머니를 하던 도중 당황하는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이어 그는 실망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경기장에서 내려와 오열하면서 빠져나갔다.
국기 흔들다 '오열'…체조 심사 결과 번복에 루마니아 뿔났다 [2024 파리올림픽]
시상대에서 시몬 바일스(왼쪽)와 조던 차일스에게 축하를 받는 레베카 안드라드. /사진=AFP
시상대에서 시몬 바일스(왼쪽)와 조던 차일스에게 축하를 받는 레베카 안드라드. /사진=AFP
이날 기계체조 마루운동 시상식에서는 안드라드가 큰 박수 속에 시상대에 오르는 순간, 바일스와 차일스가 2, 3위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허리와 머리를 숙인 뒤 양손을 앞으로 쭈욱 뻗어 우승자에게 존경심을 표시하는 '특급 예우' 세리머니를 펼쳐 화제를 모았다.

올림픽 체조 종목에서 남녀 선수를 통틀어 흑인 선수 3명이 1~3위를 차지한 것은 역대 최초였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쏠렸다.

한편 자국 선수가 메달을 받지 못하게 되자, 루마니아 총리는 2024 파리 올림픽 폐막식에 불참하겠다고 6일 밝혔다. 루마니아 체조선수가 심사 번복으로 메달을 빼앗긴 상황에 대한 항의성 보이콧이다.

치올라쿠 루마니아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파리 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우리 선수들이 체조에서 불명예스럽게 대우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노력으로 얻은 메달을 철회하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아나 버르보수 선수에 대해선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대하고 상을 주겠다고 약속하며 "대회를 조직하는 시스템 어딘가가 잘못됐다"며 재차 비판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