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본사. 사진=한경DB
아모레퍼시픽 본사. 사진=한경DB
올해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7일 25% 가까이 급락했다. 화장품 대장주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이 크게 부진해지면서 다른 화장품주의 실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아모레퍼시픽은 24.91% 하락한 12만4500원에 마감했다. 그룹 지주사인 아모레G도 이날 18.46% 급락한 2만43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장 마감 후 아모레퍼시픽이 부진한 2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한 영향이다.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9.46% 줄어든 42억원에 그쳤다. 증권사 컨센서스(예상치 평균)였던 694억원 대비 94.02% 적은 금액이다. 주요 수출처인 중국 매출 부진과 국내 제품의 이익률이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고꾸라졌다.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중화권 매출은 107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1934억원) 대비 44.3% 감소했다. 국내 부문의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4.3% 줄어 206억원에 그쳤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중국 매출 회복과 작년 인수한 코스알엑스의 편입 효과로 2분기 실적 반등을 점쳤지만 이러한 전망은 크게 빗나갔다. 실적이 예상을 크게 빗나가면서 이날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7개 증권사들이 일제히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영업이익 감소는 면세점 판매 악화 영향을 받았다"며 "중국 유통채널 구조조정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3분기도 매출 감소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매출 감소 우려가 커지면서 아모레퍼시픽은 연중 주가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28.68% 상승했지만 불과 5거래일 만에 연초(14만1200원)보다 주가가 더 추락했다.

화장품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이 부진해지면서 다른 화장품주 실적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앞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에이피알도 컨센서스(314억원)에 못미친 28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코스맥스한국콜마는 이날 5.36%, 2.51% 각각 하락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