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겪어봐서 안다"…개미들 폭락장 진격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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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서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용감해지고 있다. 과거 폭락장에선 패닉에 빠진 개미들이 투매(대량 매도)를 했다면 최근엔 저가 매수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과 5일 이틀간 코스피지수는 12.42% 급락했다. 코스피가 3.65% 급락했던 2일 개인은 1조6210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480억, 7810억원을 순매도했다. 5일 지수가 8.77% 떨어지며 폭락장세가 나타난 5일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5240억원, 2690억원어치를 팔아치웠으나 개인은 1조6940억원을 샀다. 개인이 연일 3조3150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 5개월만에 최악의 '블랙먼데이'를 맞았으나 개인은 오히려 과감한 투자전략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여겨지는 투자자 예탁금도 연고점에 근접하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자금이다. 언제든지 증시 진입이 가능해 주식투자 열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통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투자자 예탁금은 58조9617억, 5일엔 59조4876억원을 기록했다. 예탁금이 올해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1월2일(59조4949억원)과 4월1일(59조6299억원)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이다. 폭락 장세가 연출됐으나 개인들이 언제든지 증시에 자금을 투입할 준비가 돼 있는 것이다. 하락 후 반등을 노리고 저가 매수 타이밍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폭락장에서 투매하는 개미들의 전형적인 패턴과는 사뭇 다른 흐름이다. 2001년 9월12일 미국 9·11테러 발생 이후 코스피는 12% 넘게 폭락했다. 당시 기관은 308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930억, 1150억을 순매도했다. 닷컴버블 붕괴로 2000년 4월17일 코스피가 11.63% 추락했을 때도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240억, 1560억원을 처분했다. 기관이 2800억원을 매수했다. 금융위기로 2008년 10월24일 코스피가 10.57% 미끄러진 날에도 개인은 매도 우위였다.
개미들의 패닉장세 대응이 변화한 이유는 '학습효과' 때문으로 보인다. 테러와 금융위기 당시 폭락한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개인들이 웬만한 하락세에도 꿈쩍하지 않고 과감히 대응하는 패턴으로 바뀐 것이다. 실제로 2020년 3월 코로나 당시 1500선으로 무너진 코스피는 그해 말 2861.84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대비 30.8% 상승했다. 또 2008년 40.73% 하락한 코스피는 이듬해인 2009년 49.65%, 2010년 21.88% 올랐다.
대폭락장에서 증시를 이끈 경험을 갖고 있는 '동학개미'들이 자신감 있게 베팅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과 5일 하락장에서 개인들의 순매수 1위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2위와 3위는 SK하이닉스, HD현대일렉트릭이다. 개미들은 이들 종목이 저가 매수할 타이밍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과 5일 이틀간 코스피지수는 12.42% 급락했다. 코스피가 3.65% 급락했던 2일 개인은 1조6210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480억, 7810억원을 순매도했다. 5일 지수가 8.77% 떨어지며 폭락장세가 나타난 5일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5240억원, 2690억원어치를 팔아치웠으나 개인은 1조6940억원을 샀다. 개인이 연일 3조3150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 5개월만에 최악의 '블랙먼데이'를 맞았으나 개인은 오히려 과감한 투자전략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여겨지는 투자자 예탁금도 연고점에 근접하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자금이다. 언제든지 증시 진입이 가능해 주식투자 열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통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투자자 예탁금은 58조9617억, 5일엔 59조4876억원을 기록했다. 예탁금이 올해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1월2일(59조4949억원)과 4월1일(59조6299억원)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이다. 폭락 장세가 연출됐으나 개인들이 언제든지 증시에 자금을 투입할 준비가 돼 있는 것이다. 하락 후 반등을 노리고 저가 매수 타이밍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폭락장에서 투매하는 개미들의 전형적인 패턴과는 사뭇 다른 흐름이다. 2001년 9월12일 미국 9·11테러 발생 이후 코스피는 12% 넘게 폭락했다. 당시 기관은 308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930억, 1150억을 순매도했다. 닷컴버블 붕괴로 2000년 4월17일 코스피가 11.63% 추락했을 때도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240억, 1560억원을 처분했다. 기관이 2800억원을 매수했다. 금융위기로 2008년 10월24일 코스피가 10.57% 미끄러진 날에도 개인은 매도 우위였다.
개미들의 패닉장세 대응이 변화한 이유는 '학습효과' 때문으로 보인다. 테러와 금융위기 당시 폭락한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개인들이 웬만한 하락세에도 꿈쩍하지 않고 과감히 대응하는 패턴으로 바뀐 것이다. 실제로 2020년 3월 코로나 당시 1500선으로 무너진 코스피는 그해 말 2861.84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대비 30.8% 상승했다. 또 2008년 40.73% 하락한 코스피는 이듬해인 2009년 49.65%, 2010년 21.88% 올랐다.
대폭락장에서 증시를 이끈 경험을 갖고 있는 '동학개미'들이 자신감 있게 베팅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과 5일 하락장에서 개인들의 순매수 1위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2위와 3위는 SK하이닉스, HD현대일렉트릭이다. 개미들은 이들 종목이 저가 매수할 타이밍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