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보낸 집"…대치동 '가성비' 아파트 인기라는데 [대치동 이야기 ⑱]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3부. 대치동 학군지 전격 분석
대치동 가성비의 대명사 '은마아파트'
1979년 입주·4424가구 대단지
대곡초·대현초 등 명문교 배정
학원가 '초근접' 메리트에…"도곡동서도 온다"
맞벌이 부부, 3040 연어족, '몸테크'족 찾아
"전·월세 수요 꾸준…실거주 만족도도 의외로 높아"
대치동 가성비의 대명사 '은마아파트'
1979년 입주·4424가구 대단지
대곡초·대현초 등 명문교 배정
학원가 '초근접' 메리트에…"도곡동서도 온다"
맞벌이 부부, 3040 연어족, '몸테크'족 찾아
"전·월세 수요 꾸준…실거주 만족도도 의외로 높아"
![은마아파트 단지. /사진=김영리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408/01.37643840.1.jpg)
은마아파트에 전세로 10년째 거주하고 있는 40대 직장인 A씨는 고3, 중2 자녀를 둔 워킹맘이다. A씨처럼 자식 교육 때문에 대치동 입성을 노리면서도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은 예비 '대치맘'들에게 은마는 적극적으로 입주를 검토해 볼만한 단지다.
대치동 메인 학원가와 휘문중·고등학교를 걸어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은 누가보더라도 최대 강점이다. 대치동·개포동 일대에서 학생들 입장에서 이 정도 입지적 장점을 갖춘 단지는 거의 없다.
다른 단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주거비도 장점이 될 수 있다. 1979년에 입주한 구축 단지로 전체 가구 수가 4424가구에 달해 전셋값이 싸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주차, 엘리베이터 이용 등 젊은 부부들이 살기에는 상당한 불편함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젠 은마에 적응이 됐다"는 A씨도 이 단지의 장점으로 '가성비'를 첫손에 꼽았다. 그는 "이 가격대 대치동 30평대 대단지 아파트는 이곳이 유일하다"면서 "횡단보도도 거의 건너지 않고 아이 학교·학원·도서관, 지하철역, 반찬가게, 마트를 누릴 수 있는 곳도 드물다"고 설명했다.
학원가와 가장 가까운 대단지
![한보은마아파트 북문에서는 대치동 학원가로 바로 진입할 수 있다. /사진=김영리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408/01.37643834.1.jpg)
은마아파트는 101㎡와 115㎡ 두 가지 면적으로만 구성돼있다. 전세가는 6억 후반대에서 10억원을 호가한다. 매매가는 24억~29억원대다.
서민들 넘보기엔 간단치 않은 아파트지만, 자녀교육을 위해선 무엇이든 희생할 각오가 돼 있는 학부모 입장에선 그나마 대치동에서 1순위로 입주를 고려해볼만한 단지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학원가와 가깝고 은마보다 단지 컨디션이 나은 단지로는 대치현대아파트, 대치삼성아파트, 대치효성아파트 등도 있다. 다만 가구수가 수십 가구에 불과한 '미니' 단지들이 상당수여서 매물 찾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방 3개짜리 100㎡대를 알아보려면 전세가가 13억원 이상으로 확 뛴다.
![마트와 학원, 반찬가게들이 밀집해 있는 은마상가와 아파트들. /사진=김영리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408/01.37643841.1.jpg)
은마아파트 '로얄 매물'은
!["서울대 의대 보낸 집"…대치동 '가성비' 아파트 인기라는데 [대치동 이야기 ⑱]](https://img.hankyung.com/photo/202408/01.37643839.1.jpg)
북쪽에 배치된 13개동은 대현초, 남쪽으로 배치된 15개동은 대곡초로 간다. 이중 선호도가 높은 학교는 거리상 더 가까운 대곡초다. 대치역 4번 출구를 통하면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고 등교가 가능하다. 대곡초는 은마아파트 13개동과 미도 1, 2차 아파트에 거주하는 학생만 배정돼 비슷한 가정환경 속에서 자란 친구 두기를 선호하는 학부모들에게 더 인기다.
대현초는 대치쌍용1,2차, 대치우성1차, 대치현대아파트, 대치래미안 하이스턴, 대치르엘아파트, 대치푸르지오써밋, 삼성역 부근 주택가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배정돼 아이들의 구성이 비교적 다양한 편이다. A씨는 "은마아파트에 이사 올 당시 집을 알아보며 '서울대 의대 보낸 집'과 같은 홍보 문구도 봤다"며 "은마에 사는 젊은 학부모의 90%이상은 교육 때문에 이사온 것"이라고 말했다.
은마아파트에 누가, 왜 살까
![/사진=김영리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408/01.37643832.1.jpg)
취재과정에서 이곳에서 만난 실거주자들도 모두 "자녀 교육을 위해 입성했다"고 밝혔다. 50대 직장인 C씨는 "강동구에 자가를 보유하고 있지만 자녀 교육 문제로 이곳에 전세로 살고 있다"며 "맞벌이 부부가 현실적인 비용으로 대치동에 입성할 수 있는 곳이 이곳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주 전에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막상 살아보니 불편함이 없다"며 "자녀가 대학에 갈 때까지는 계속 거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파구 잠실동, 양천구 목동, 성남 분당구 등에 자가를 두고 아이의 학원가 이용을 위해 은마에 거주하는 이들도 있다. 대치동 입성 전 이 일대 학원가를 이용하다가, 차라리 들어와 살겠다고 결심하는 이른바 '라이드 포기족'이다.
심지어 자동차로 10분도 안 되는 거리인 매봉역이나 도곡동에 살다가 자녀가 중학생이 되면서 이 단지로 이사하는 사람들도 있다. 40대 D씨는 "'시간이 금'인 수험생 입장에선 도곡동도 멀다. 학원 끝나는 시간마다 워낙 막혀 도곡동까지 차로 30분도 걸린다"며 "길바닥에 시간을 버리느니 잠시 불편함을 감수하고 이사를 하는 게 낫다. 주변 학부모도 비슷한 케이스가 있다"고 전했다.
자식의 대치동 입성을 위해 은마를 보유하고 있는 70~80대 노부모 집에 얹혀사는 사례도 많다. 공인중개사 B씨는 "대치키즈가 부모가 돼 돌아온 '연어족'이 있다"며 "부모님 명의의 은마아파트에 세 들어 사는 3040 학부모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부모가 이미 대치동에서 다주택 소유자라, 맞벌이 부부가 은마아파트에 거주하며 손주 육아를 도움받는 사례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너도나도 '올수리' 홍보, 살기 좋은 집 찾는 법
![오후 10시 은마아파트 단지 내 차들이 이중 주차된 모습. /사진=김영리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408/01.37643842.1.jpg)
하지만 실거주하는 주민들은 "막상 살아보니 나쁘지 않다"고 평한다.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은 "2015년 주차 공간 확보 공사로 조경을 일부 없애고 최대한 주차 구역을 늘렸으며, 2020년 상수도 배관 공사로 녹물도 안 나온다"고 설명했다.
특히 2020년 6월 대치동이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실거주 목적 외에는 매수할 수 없게 된 바람에 소유주들이 깨끗하게 수리한 뒤 실거주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평가다. 과거에 비해 자가 비율이 늘며 아파트 관리에도 신경을 쓰게 됐다는 얘기다.
이미경 대치학군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은마는 내부 상태에 따라 전셋값 편차가 큰 편"이라며 "살기 좋은 집은 9억~10억에도 거래가 성사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인테리어나 단열 공사가 입주 후 한 번도 안 된 집도 간혹 있는데 이 경우에는 세입자도 기피한다"며 "은마 매물을 볼 때는 차라리 비싼 가격대부터 보라고 조언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마아파트 매물을 찾을 때는 대부분 '올수리'라고 설명돼있기 때문에 '집주인 거주', '실거주용', '호텔식' 등과 같은 키워드가 붙은 집이 더 상태가 좋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아예 재건축 이후까지 바라보고 장기적 관점에서 매수도 고려하려는 실수요자 입장에서도 이 곳은 이 일대서 가장 주목받는 재건축 단지"라며 "다만 용적률이 204%로 180%대의 인근 구축 아파트보다 높아 추가분담금이 많을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한다"고 했다.
!["서울대 의대 보낸 집"…대치동 '가성비' 아파트 인기라는데 [대치동 이야기 ⑱]](https://img.hankyung.com/photo/202408/01.37643738.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