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다음달 금리 내리면, 한은도 10월에 뒤따를까…시장은 이미 기대감 '100%'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금리인하 전망에 아파트값 뛰자
주택담보대출 지난달 7조 급증
"오늘 금리가 가장 높다"
은행 예·적금에 18조 뭉칫돈 몰려
금융시장 불안 커질 경우엔
인하 시점 11월·내년초로 밀릴 수도
주택담보대출 지난달 7조 급증
"오늘 금리가 가장 높다"
은행 예·적금에 18조 뭉칫돈 몰려
금융시장 불안 커질 경우엔
인하 시점 11월·내년초로 밀릴 수도
미국 중앙은행(Fed)이 오는 9월 통화정책 ‘피벗(전환)’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시사하면서 한국은행의 10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 집값이 들썩이는 가운데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3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금리가 더 낮아지기 전에 미리 정기예금에 가입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은행 정기 예·적금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반면 투자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은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지만 가계대출 급증,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할 경우 금리 인하 시점이 11월이나 내년 초로 미뤄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15조7383억원으로 6월 말(708조5723억원)보다 7조1660억원 불어났다. 2021년 4월(9조2266억원) 이후 3년3개월 만에 월간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주택담보대출이 6월 말 552조1526억원에서 7월 말 559조7501억원으로 7조5975억원 뛰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신용대출이 같은 기간 102조7781억원에서 102조6068억원으로 1713억원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금융권에서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증가에 따른 집값 상승과 금리 인하 전망이 가계대출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000여 건을 웃돌면서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던 2020년 12월(8764건) 이후 3년6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5대 은행의 주담대 금리 인상도 약발이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금리인하 기대로 시장금리가 내리면서 대출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해 은행이 자체 책정하는 가산금리 조정 효과가 상쇄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소득이 5000만원인 A씨가 40년 만기 분할상환 방식 주택담보대출을 변동금리 유형으로 빌리면 이달까진 최대 3억7700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다음달부터는 대출 한도가 3억5700만원으로 2000만원 줄어든다.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은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을 앞두고 이달까지 주담대를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시장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주담대 금리 인상만으로 가계대출 수요를 진정시키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만기가 6개월 이상인 정기예금 잔액이 최대에 달한 점도 눈에 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만기 6개월 이상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5월 말 기준 852조2139억원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2년 1월 이후 가장 많았다. 반면 만기가 짧은 정기예금의 잔액은 줄었다. 만기가 6개월 미만인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5월 말 기준 186조440억원으로 작년 말(186조3943억원)에 비해 3503억원 감소했다. 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에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가입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한편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꼽히는 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포함)은 6월 말(638조8317억원)보다 29조1395억원 줄어든 609조6922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중 유동 자금이 증권·부동산 등 투자자산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주담대 한 달 새 7조원 ‘껑충’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이 7조원 넘게 급증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하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빚투’(빚으로 투자) 수요가 고개를 들면서다. 대출 한도를 줄이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도입되는 다음달까지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15조7383억원으로 6월 말(708조5723억원)보다 7조1660억원 불어났다. 2021년 4월(9조2266억원) 이후 3년3개월 만에 월간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주택담보대출이 6월 말 552조1526억원에서 7월 말 559조7501억원으로 7조5975억원 뛰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신용대출이 같은 기간 102조7781억원에서 102조6068억원으로 1713억원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금융권에서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증가에 따른 집값 상승과 금리 인하 전망이 가계대출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000여 건을 웃돌면서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던 2020년 12월(8764건) 이후 3년6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5대 은행의 주담대 금리 인상도 약발이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금리인하 기대로 시장금리가 내리면서 대출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해 은행이 자체 책정하는 가산금리 조정 효과가 상쇄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막차 수요’ 더 늘어나나
9월부터 연봉이 5000만원인 직장인이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 한도가 축소된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조이기 위해 지난 2월 도입한 스트레스 DSR 제도가 확대 적용되면서다. 스트레스 DSR은 미래의 금리 변동 위험을 개인의 대출 한도에 반영하는 제도로, 대출 한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예를 들어 연소득이 5000만원인 A씨가 40년 만기 분할상환 방식 주택담보대출을 변동금리 유형으로 빌리면 이달까진 최대 3억7700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다음달부터는 대출 한도가 3억5700만원으로 2000만원 줄어든다.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은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을 앞두고 이달까지 주담대를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시장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주담대 금리 인상만으로 가계대출 수요를 진정시키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예·적금엔 뭉칫돈 몰려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오늘 금리가 가장 높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지난달 은행 예·적금엔 18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렸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909조3403억원을 기록했다. 6월(891조1524억원)보다 18조1879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 2월(23조6316억원) 이후 올 들어 두 번째로 증가폭이 크다. 정기적금 잔액도 확대됐다. 같은 기간 5대 은행 정기적금 잔액은 34조6084억원에서 35조7311억원으로 1조1227억원 늘었다. 정기적금은 △4월 1조803억원 △5월 1조302억원 △6월 1조1252억원 등 매달 1조원 이상 불어나고 있다.만기가 6개월 이상인 정기예금 잔액이 최대에 달한 점도 눈에 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만기 6개월 이상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5월 말 기준 852조2139억원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2년 1월 이후 가장 많았다. 반면 만기가 짧은 정기예금의 잔액은 줄었다. 만기가 6개월 미만인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5월 말 기준 186조440억원으로 작년 말(186조3943억원)에 비해 3503억원 감소했다. 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에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가입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한편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꼽히는 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포함)은 6월 말(638조8317억원)보다 29조1395억원 줄어든 609조6922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중 유동 자금이 증권·부동산 등 투자자산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