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무용 대모 안애순 “이번 작품, 춤 아닌 몸짓에서 출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서울 국립극장 새 레퍼토리 시즌 개막작 <행 +->
해오름극장서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해오름극장서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현대무용계에서는 춤에 대한 반성이 있었어요. 장식적이고 기량이 우선시되는 춤에서 벗어나 '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었죠. 사람들의 일상에서 춤이 생겨야 한다는 의미였어요. 제가 춤을 몸짓으로 부르는 이유도 그런 반성에 있어요." (안애순 안무가)
옥스퍼드 무용사전과 세계현대춤사전에 등재된 한국 대표 안무가 안애순(63)이 새 작품으로 관객을 맞이한다. 그는 8일 열린 국립무용단의 '행 +-(플러스 마이너스)'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이번 작품은 춤이 아닌 몸짓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이 작품은 서울 국립극장의 24~25 새 레퍼토리시즌 개막작으로 무대에 오른다. 안애순이 국립무용단과 협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그는 단원들에게 정형화된 춤이 아닌, 개개인의 경험이 깃든 몸짓을 끌어내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날 리허설 무대로 기자들 앞에 선 단원들은 하우스댄스 등 낯선 장르의 움직임을 춤사위에 접목해 보여줬다. 하우스댄스의 비트에 민요의 구성진 가락이 랩처럼 얹혀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무용수들은 연습할 때마다 안무가의 끝없는 질문을 받고, "춤이란 무엇이며 춤추는 나는 어떻게 존재하는지" 수없이 고민을 했다고 했다. 그리고 고민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답을 춤으로 꺼내 무대를 만들어있다고 말했다. 무용수들의 생각이 다른 차원으로 자연스레 흘러간 것처럼, 이번 공연 역시 이동성이라는 키워드에 집중돼 있다. 간다는 뜻의 행(行)을 연상시킨다. 안애순은 "작품의 주요 모티프는 춘앵무와 화문석"이라고 짚었다. 춘앵무는 왕 앞에서 추는 궁중무용으로, 엄격한 규율과 규칙으로 포장돼 있다. 화문석은 과거 무용수가 벗어나지 못하고 그 위에서 춤을 추는 사각형 공간이다. 시스템, 틀 등으로 대변되는 이 두가지 키워드를 부수면서 공연이 본격화한다.
무용수들은 춘앵무를 닮은 단순한 움직임을 보여주다 곧 행과 열을 이루며 일사불란하게 이동했다. 단조로웠던 획일화된 군무도 어느새 변해있었다. 무용수들 저마다 각각의 몸짓을 물 흐르듯 연결해 입체적인 군무로 재탄생시켰다. 안애순은 "국립무용단을 처음 만났을 때, 너무 형식이 갖춰져 있었다"고 고백했다. "극장이라는 곳이 정형화된 예술의 최고 수준을 보여주는 장소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 관객들은 결국 그 형식미를 보러 극장에 와야하는 것인지 많은 고민을 하면서 작품을 만들어나갔다"고 했다. 그는 "몸을 통한 감각을 한 번 더 풀어내는 것이 춤의 본질"이라며 "전통이란 형식에 머물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동시대적 요소를 발견해 좀 더 달라진 움직임을 관객에게 보여주는게 이번 작품의 목표"라고 말했다. 상반된 개념이 충돌하고 이동하며, 조화를 이루는 순간을 표현해 낼 이번 공연은, 무대 장치에서도 이를 고스란히 드러낼 계획이다. 국립극장에 따르면 무대는 세트 너머를 상상하게 하는 탐험적 구조물로 채워지고 조명은 빛으로 만든 네모 상자를 점차 늘려 무용수들의 세계가 확장되는 것을 보여준다. 국립무용단의 신작 '행 플러스 마이너스'는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해원 기자
이날 리허설 무대로 기자들 앞에 선 단원들은 하우스댄스 등 낯선 장르의 움직임을 춤사위에 접목해 보여줬다. 하우스댄스의 비트에 민요의 구성진 가락이 랩처럼 얹혀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무용수들은 연습할 때마다 안무가의 끝없는 질문을 받고, "춤이란 무엇이며 춤추는 나는 어떻게 존재하는지" 수없이 고민을 했다고 했다. 그리고 고민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답을 춤으로 꺼내 무대를 만들어있다고 말했다. 무용수들의 생각이 다른 차원으로 자연스레 흘러간 것처럼, 이번 공연 역시 이동성이라는 키워드에 집중돼 있다. 간다는 뜻의 행(行)을 연상시킨다. 안애순은 "작품의 주요 모티프는 춘앵무와 화문석"이라고 짚었다. 춘앵무는 왕 앞에서 추는 궁중무용으로, 엄격한 규율과 규칙으로 포장돼 있다. 화문석은 과거 무용수가 벗어나지 못하고 그 위에서 춤을 추는 사각형 공간이다. 시스템, 틀 등으로 대변되는 이 두가지 키워드를 부수면서 공연이 본격화한다.
무용수들은 춘앵무를 닮은 단순한 움직임을 보여주다 곧 행과 열을 이루며 일사불란하게 이동했다. 단조로웠던 획일화된 군무도 어느새 변해있었다. 무용수들 저마다 각각의 몸짓을 물 흐르듯 연결해 입체적인 군무로 재탄생시켰다. 안애순은 "국립무용단을 처음 만났을 때, 너무 형식이 갖춰져 있었다"고 고백했다. "극장이라는 곳이 정형화된 예술의 최고 수준을 보여주는 장소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 관객들은 결국 그 형식미를 보러 극장에 와야하는 것인지 많은 고민을 하면서 작품을 만들어나갔다"고 했다. 그는 "몸을 통한 감각을 한 번 더 풀어내는 것이 춤의 본질"이라며 "전통이란 형식에 머물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동시대적 요소를 발견해 좀 더 달라진 움직임을 관객에게 보여주는게 이번 작품의 목표"라고 말했다. 상반된 개념이 충돌하고 이동하며, 조화를 이루는 순간을 표현해 낼 이번 공연은, 무대 장치에서도 이를 고스란히 드러낼 계획이다. 국립극장에 따르면 무대는 세트 너머를 상상하게 하는 탐험적 구조물로 채워지고 조명은 빛으로 만든 네모 상자를 점차 늘려 무용수들의 세계가 확장되는 것을 보여준다. 국립무용단의 신작 '행 플러스 마이너스'는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