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동반 상승했던 금리인하 수혜주들이 최근 급락장에서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와 헬스케어 업종들이 급락장 속에서도 선방한 반면 실적 부진이 이어진 건설주는 낙폭이 커졌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헬스케어' 지수는 이달 들어 이날까지 1.20% 하락했다. 국내외 증시가 급락하면서 KRX 업종지수가 모두 하락했지만 낙폭이 가장 적었다. 같은 기간 주요 리츠를 모은 'KRX 리츠 TOP 10' 지수도 3.47% 하락하는데 그치며 선방했다.

반면 'KRX 건설' 지수는 이달 들어 7.75% 하락하면서 코스피지수(-7.72%)보다 낙폭이 컸다. 이날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반등하면서 낙폭을 축소했지만 여전히 코스피지수 대비 부진한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이달 들어 이날까지 11.08%, 현대건설은 6.73%, 대우건설은 6.83% 각각 하락했다.

리츠와 건설주는 사업 특성상 대출 금리 변동에 민감해 대표적인 금리인하 수혜주로 꼽힌다. 헬스케어 업종 역시 신약 투자개발 비용이 높아 통상적으로 금리 인하시 주가가 오르는 경향을 띤다. 오는 9월 미국 기준금리가 내려갈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지난달 KRX 헬스케어 지수는 15.44%, KRX 건설 지수는 10.37%, KRX 리츠 TOP 10 지수는 6.07% 각각 상승했다.

주요 업체들의 실적 부진 속에서 건설주가 금리인하 기대만으로 주가가 오르면서 되돌림도 커졌다. 현대건설의 경우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473억원에 그쳐 증권가 예상치(1956억원) 대비 24.7% 낮았다. DL이앤씨의 영업이익은 예상치(766억원)의 반토막 수준인 326억원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금리인하 수혜주라도 실적 모멘텀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같은 업종이라도 경기 침체 국면에서 선방할 수 있는 대형주, 가치주를 우선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만으로 올랐던 건설주들이 지난달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며 "건설 원가율 개선이 점쳐지는 HDC현대산업개발은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와 주요 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이어지고 있어 헬스케어 업종의 하반기 전망은 긍정적인 편"이라며 "다만 코스닥 중소 바이오주는 실적 불확실성이 큰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