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전용 면역항암제가 처음으로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전까지 반려견의 항암치료에는 사람의 항암제가 쓰였다.

박셀바이오는 면역항암제 ‘박스루킨-15’가 농립축산검역본부의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8일 밝혔다.

박스루킨-15는 개 백혈구 등에서 발현되는 사이토카인인 개 인터루킨-15를 유전자 재조합한 의약품이다. 반려견 유선종양 수술 후 면역보조제로 승인을 받았다.

박셀바이오는 유선종양 절제 수술을 받은 환견 55마리(시험군 27마리, 대조군 28마리)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박스루킨-15를 병용한 환견이 종양제거 수술만 받은 환견에 비해 임상 증상 개선 효과가 뛰어나고, 삶의 질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박스루킨-15는 약물 투여 후 부작용이 거의 관찰되지 않았고, 신체검사와 혈액학적 검사에서도 안전성이 확인됐다.

특히, NK(자연살해) 세포에서 분비돼 종양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인터페론 감마의 경우, 시험군이 대조군에 비해 유의미하게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종양 주변 혈관 형성을 자극해 암 성장을 유도하는 혈관내피성장인자(VEGF)도 시험군이 대조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낮았다. 박스루킨-15의 부작용 및 안전성 평가 지표인 CRP(급성 염증 수치), D-dimer(혈전 수치)도 임상기간 동안 모두 정상을 유지했다.

이제중 박셀바이오 대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시판 중인 반려동물 항암치료제는 대부분 인체에 쓰였던 화학항암제로 동물에게 사용 시 부작용 우려가 있다”며 “박스루킨-15는 반려견의 유전체를 바탕으로 개발된 항암제여서 암종별 표준항암치료요법과 병용치료 시 부작용은 작고 치료효과는 크다”고 말했다.

박셀바이오는 지난해 수도권 29개, 광주⠐전남 13개 등 전국적으로 42개 동물병원에서 유선종양 환견 55 마리(완료), 림프종 환견 60여 마리(진행 중)에 대해 박스루킨-15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임상시험이 완료된 유선종양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해 이번에 승인을 받았으며, 현재 임상 데이터를 정리 중인 림프종에 대해서도 곧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박셀바이오는 반려견에 이어 반려묘에 대한 면역항암제 개발도 추진 중이며, 효능과 용법을 크게 업그레이드한 차세대 박스루킨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박셀바이오는 박스루킨-15가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받음에 따라 기술이전과 수출 등 해외시장 진출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