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한경DB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한경DB
정부가 최근 서울 등 수도권 집값 급등세를 잠재우기 위해 수도권에 42만7000호 넘는 주택 공급에 나선다. 서울 도심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촉진하는 특례법을 만들고, 3년 한시로 정비사업의 최대 용적률을 법적 상한 기준에서 30%포인트 올려주기로 했다.

정부는 8일 제8차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과 1기 신도시 등의 재개발·재건축 속도를 높여 도심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서울과 수도권에 신규 택지를 발굴하는 등 수도권에 추가 공급 물량을 확보하는 내용이 담겼다.

재건축·재개발 특례법 제정…용적률 최대 30%P 추가 허용

우선 정부는 도심 내 아파트 공급 확대를 위해 '재건축·재개발 특례법(가칭)'을 제정해 현재 진행 중인 정비 사업의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정비사업의 단계별 계획을 통합해 기본계획과 정비계획,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의 동시 수립을 허용할 방침이다. 또한 재건축 조합 설립 요건인 주민 동의율을 현행 75%에서 70%로 완화하고 통합심의와 인허가 의제 대상을 최대한 확대하는 등 절차도 간소화한다.

정비사업 초기 사업비 일부를 기금에서 융자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정비사업 대출 보증 규모도 연 20조원으로 확대한다. 분담금 납부를 위한 주택연금 개별 인출을 허용하고 한도 역시 현행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 최대 용적률 또한 한시적으로 역세권은 법적 상한의 1.3배, 그 외에는 1.1배까지 추가 허용하기로 했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의 부담금도 폐지를 추진한다.
성남시 분당구 1기 신도시 전경. 사진=한경DB
성남시 분당구 1기 신도시 전경. 사진=한경DB
1기 신도시 정비 선도지구는 오는 11월 최대 3만9000호를 선정, 2027년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매년 일정 물량을 선정해 2035년까지 1기 신도시에 10만호 이상 추가 공급할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 이후로 선정되는 물량도 선정 즉시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한다는 방침이다.

非아파트 시장 정상화…공공 신축매입 11만호 이상 공급

정부는 빌라 등 비(非)아파트 시장 정상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수요가 많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2025년까지 공공 신축매입을 11만호 이상 공급한다. 특히 서울의 경우 비아파트 공급이 정상화할 때까지 무제한으로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수도권 신축매입을 총괄할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인력을 보강해 합리적인 매입 가격을 산정하고 철저한 품질 점검을 거쳐 양질의 신축매입임대주택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매입임대주택 가운데 입지와 구조가 양호한 주택은 무주택자에게 분양 전환형으로 공급한다.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주택이 분양 전환되도록 아파트를 포함한 중형 면적 위주 매입에 나서기로 했다.

비아파트 시장 기반 정상화를 위해서는 소규모 건설사업자의 취득세 중과를 완화하고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취득세·재산세 감면 일몰 기한을 오는 12월에서 2027년 12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청약 시 무주택으로 인정하는 비아파트 범위도 현행 전용면적 60㎡ 이하에서 전용 85㎡ 이하로 완화하고 공시가격 기준도 수도권은 1억6000만원 이하에서 5억원 이하로, 지방은 1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확대한다.
3기 신도시 남양주왕숙 A1·A2지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3기 신도시 남양주왕숙 A1·A2지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기존에 발표한 수도권 공공택지의 조기 착공을 유도하기 위해 22조원 규모 미분양 주택 매입 확약도 제공하기로 했다. 매입 물량은 공공주택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공공택지 내 군부대나 송전탑 이전 등의 문제로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에는 국토교통부 1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범부처 관계기관 협의체를 구성해 신속히 대응한다.

선호도 높은 서울과 수도권에 2025년까지 8만호 규모의 신규 택지를 발굴하고 이미 사업이 추진 중인 3기 신도시와 수도권 택지 등은 토지이용 효율성을 높여 종전 3만호에서 2만호 이상을 추가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주택 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보증 공급 규모를 당초 30조원에서 35조원으로 확대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자체 협의회를 운영해 인허가 장애요인을 해소하기로 했다. 도시형생활주택의 건축면적 제한을 완화하고 소규모 주택 정비사업 관리지역 내 용도지역은 최대 준주거까지 상향한다.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한 기업구조조정(CR)리츠도 내달 중 출시할 계획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