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오늘 펄어비스가 2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은 소폭 올랐고, 적자 폭은 줄였지만요.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아쉬운 성적이었습니다.

투자자들이 기대감을 걸고 있는 건 신작 '붉은사막'입니다. 펄어비스는 2주 뒤 독일 '게임스컴'에서 붉은사막을 선보일 예정인데요.

시간을 2년 전으로 거슬러 볼까요?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은 2022 게임스컴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기대감을 더했고, 주가는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는데요.

붉은사막도 이번 게임스컴에서 좋은 반응을 기대해볼 수 있을까요? 도대체 출시는 언제 되는 걸까요?

취재한 내용들 전해드리겠습니다.

<앵커>

펄어비스가 지난 2분기에도 적자를 지속했습니다. 그래도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건 신작 '붉은사막'일텐데요.

오늘 컨퍼런스 콜에서도 출시 일정이 공개가 안됐죠? 처음 공개한 게 2019년 하반기니까 벌써 약 6년째인데요.

언제쯤 출시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오늘 컨퍼런스 콜에서 '내년 여름 정도에는 출시되느냐'는 질문이 나왔는데요. 허진영 펄어비스 CEO는 '자세한 일정은 하반기 중 소통하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일정의 가시성이 높아졌다", "원활히 마무리 중이다", "최대한 빠르게 하겠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왔지만 투자자들 입장에선 우려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인데요.

현재 펄어비스는 붉은사막뿐만 아니라 '도깨비'도 7년째 개발 중이거든요. 도깨비가 2019년에 붉은사막과 함께 공개됐었습니다.

신작에 대한 기다림이 길어지고 있는 것이고요.

다만 일단 기대할 건, 2주 뒤 열리는 게임스컴입니다.

펄어비스는 참가자들이 직접 즐길 수 있는 30분 분량의 빌드를 선보이고, 1시간 분량의 영상을 공개할 계획입니다. 여기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지켜봐야겠고요.

또 중요한 게 붉은사막의 유통사인데요. 시장에선 아마존이나 MS, 소니, 텐센트 같은 대형 퍼블리셔들의 이름이 오갔는데요.

오늘 허진영 CEO는 펄어비스가 직접 서비스하는 방향을 생각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장점과 단점을 살펴보면요.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하면 중간 유통사가 없어서 이익을 모두 챙길 수 있다는 점, 일부 플랫폼의 독점 공급에 따른 판매수량 천장은 열리게 됩니다.

한편 대형 유통사와 손을 잡는다면 탄탄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매출의 저점을 올릴 수 있긴 합니다.

허 대표는 "당사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 중"이라며 "10년간 검은사막을 글로벌 전지역에서 서비스하며 노하우를 쌓았고, 잘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일정의 가시성이 높아졌다'라는 말이 힌트가 될 수는 있겠네요.

정 기자, 그렇다면 신작이 나올 때까지 펄어비스가 버틸만한 체력은 있을까요?

중국 판호를 발급 받은 게임 '검은사막'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펄어비스는 지난 6월 검은사막의 중국 판호 발급을 받았는데요.

어제 자체적인 기술 테스트를 마쳤고, 중국 최대 게임쇼 차이나 조이에도 참가하며 마케팅 활동 중입니다.

현재 검은사막은 중국 텐센트의 게임 플랫폼인 '위게임'에서 주간 인기차트 3위에 올라 있기도 한데요.

펄어비스 측은 마지막 최적화 작업을 거친 이후, 경쟁작의 출시 시점 등을 고려해 중추절 이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펄어비스의 또 다른 기둥이 '이브' IP입니다. '우주 리니지'라고도 불리는 게임으로 매니아층이 탄탄한데요.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20%~26%를 오가고 있고요. 팬층이 두터운 만큼, 펄어비스는 이브 생태계를 접목해 신작 게임을 준비 중이기도 하고요.

펄어비스 측은 "계절적 변수가 있겠지만 200억 원 수준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끝으로 허리띠도 졸라매고 있는데요.

게임 개발과 라이브 서비스에도 머신 러닝과 AI를 활용해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고, 필요한 경우 외주를 적극 활용해 비용 효율화를 추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분기 펄어비스의 인건비는 457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습니다. 펄어비스의 개발 인력은 약 760명으로, 전체 인력의 57% 수준입니다.

<앵커>

이사님, 아직 제대로 게임이 나오지도 않은 상황인데, 기대가 꽤 높은 것 같습니다.

팬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붉은사막의 개발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인데요.

이렇게 오래 기다린 뒤 게임이 나오면, 보람이 있을까요?

<김성훈 MHB파트너스 이사>

나와봐야 알겠죠. 그런데 이게 먹히는 이유가요. 최근 낙폭 과대 게임사들의 흐름 자체가 나쁘지 않습니다.

넥슨게임즈가 한 번, 퍼스트 디센던트를 통해 주가 상승을 보여줬고요. 크래프톤이 맏형의 역할을 잘 해주고 있는 상황이죠.

현재 시장은 이젠 많이 올라간 섹터, 상반기에 주도주였던 반도체라든가 전력기기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낙폭이 과도한 게임, 엔터, 신재생 같이 소외된 섹터에서 턴 어라운드되거나 모멘텀을 가지고 있을만한 종목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펄어비스의 컨퍼런스콜이 먹혔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일단 펄어비스 측의 컨퍼런스 콜을 들어본 느낌은 '많은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라는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자신감이 있으니 직접 퍼블리싱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반대일 수도 있죠. 다른 데에서 안해주니 직접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할 수도 있는데, 일단 나와봐야 알 것 같습니다.

게임스컴을 통해서 게임이 공개됐을 때, 정말 괜찮은 게임이면 상을 받겠죠? 그것을 통해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기다린 뒤에 접근해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앵커>

하반기에 엔터, 게임주 주목해야 한다는 이야기 많이 듣는데요.

게임주들의 주가 성장을 위해 필요한 조건이 있을까요?

<김성훈 MHB파트너스 이사>

다 아시겠지만, 더 이상 모바일 게임에서 '가챠'라고 하죠?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 돈을 버는 비즈니스 모델에는 높은 멀티플을 줄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PC와 콘솔에서 먹히는 게임을 개발해야 인정을 받을 수 있는데요. 다행히 넥슨게임즈가 이번에 보여준 것 같습니다.

넥슨게임즈의 성공을 통해 모든 게임 개발사들이 나아갈 방향을 알았다고 볼 수 있겠고요. 그렇다면 게임주들이 각각 신작을 개발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각각의 파이프라인을 통해서, 이 게임이 얼마나 PC와 콘솔에서 먹힐지를 확인해 보시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정 기자, 오늘 소식 한 줄로 정리해 보면요?

<기자>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 거야?"


정호진기자 auva@wowtv.co.kr
붉은사막, 7년째 출시일 '미정'…펄어비스, 이번엔 다를까 [엔터프라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