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 금리가 하락하면서 일부 상품의 실제 금리가 연 2%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판매하고 있는 12개월 만기 자유적립식 적금 38개의 전월 평균 취급 금리는 연 3.41%로 집계됐다. 은행들이 고객몰이를 위해 제시한 최고금리도 평균 연 4.55%까지 떨어졌다. 연 8~9%에 달하던 고금리 적금이 속속 자취를 감추면서다.

지난달 고객이 받은 이자가 연 2%에 불과한 상품도 적지 않았다. 신한은행 ‘한달부터 적금’은 기본 금리 연 2.5%에 우대 금리를 더해 최고 연 4.5% 금리를 제시하고 있지만, 지난달 실제 취급 금리는 기본금리 수준인 연 2.5%에 그쳤다. 제주은행 ‘탐이나요 적금’ 역시 지난달 평균 취급 금리가 기본 금리(연 2.5%)와 같았다.

우리은행 대표 주거래 적금인 ‘우리SUPER주거래 적금’ 역시 최고금리(연 4.45%)에 한참 못 미치는 연 2.74%의 금리가 지난달 평균적으로 적용됐다. KB맑은하늘 적금(연 2.78%), BNK아기천사적금(연 2.06%) 등도 실이자가 2%대에 머물렀다.

시중은행들은 앞다퉈 적금 금리를 낮추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5일 3년 만기 정기적금 금리를 0.1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신한은행은 이에 앞서 신한 연금저축왕 적금 금리를 연 2.00%에서 1.80%로, 신한 S드림 적금은 3.15~3.20%에서 2.90~3.00%로 0.10~0.20%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팍팍해진 이자에 적금 인기도 시들해졌다. 국민, 신한, 하나 등 시중은행 세 곳의 지난 2분기 적립식 상품(적금) 잔액은 23조1281억원으로 작년 말(33조2653억원)보다 10조1372억원 급감했다. 일반 적금의 인기가 식은 데다 청년희망적금 이탈까지 더해진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적금 금리가 하락하기 전 막차를 타려던 수요마저 줄어들었다”며 “서민 대표 재테크 수단인 적금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