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공의 사직을 허용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사직서 수리가 보류된 채 복귀도, 사직도 하지 않는 이른바 ‘무거취’ 전공의가 30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복귀 의사가 있음에도 의료계 내부의 부정적 시선에 고민 중인 전공의도 있지만 아무런 의사 표시 없이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전공의가 상당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211개 수련병원에서 사직서가 보류된 전공의는 3254명으로 집계됐다. 집단 사직 전 전체 전공의(1만3531명)의 24.0%다. 사직 또는 임용을 포기한 전공의는 9073명이며, 병원에 출근해 의료 현장을 지키는 전공의는 1204명이다.

정부는 지난 6월 4일 수련병원에 내린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을 해제하며 전공의 사직을 허용했다. 수련병원들은 한 달여가 지난 지난달 15일을 기점으로 사직서 수리에 나섰고, 같은 달 17일 기준 7648명이 사직 처리됐다. 그로부터 3주간 1425명의 전공의가 추가로 사직 처리됐지만 여전히 3000명 이상이 보류 상태다.

관련법에 따르면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은 전공의는 병의원 개설뿐 아니라 취업도 불가능하다. 현장 복귀도, 사직도 하지 않은 채 정상적인 경제활동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이른바 ‘탕핑(平·드러눕기)’ 상태인 셈이다. 다수 병원은 면담 결과 복귀 의지가 있는 전공의들의 사직서 수리를 보류했다. 의정 갈등 양상이 변화하면 곧바로 돌아올 수 있게 여지를 뒀다. 지방 병원을 중심으로 전공의의 수도권 이탈을 우려해 붙잡아두거나 여전히 탕핑 중인 사례도 적지 않다.

일각에선 의료계가 최소한 전공의들의 병원 복귀를 막는 방해 행위는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의대 교수들이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거부하는 등 사실상 전공의 복귀를 막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목하고 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