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공급 대책이 수도권에 번지는 부동산 시장 불안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빌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을 유도해 전셋값 안정을 먼저 꾀할 수 있어서다. 다만 정부가 대출 규제와 신생아 특례대출 축소 등에 대해선 선을 그은 만큼 매수세가 바로 사그라들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8·8 공급대책’에 대해 “주택공급 방안을 총동원한 만큼 일정 부분 정책 효과를 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단기간 가용할 수 있는 주택공급 방안을 총동원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눈여겨볼 정책으로 수도권 도심의 정비사업 기간 단축을 끌어낼 ‘재건축·재개발 촉진법’ 제정을 꼽았다. 함 랩장은 “기본계획과 정비계획 동시 수립, 사업 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의 동시 처리를 허용하는 등 정비사업 속도를 높인 부분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 방안도 실효성이 높을 것이란 평가다. 김효선 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분양 전환형 신축매입 도입과 공공 신축매입 공급 확대는 현실적인 공급 방안”이라며 “이 부분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면 최근 주택 매수세의 주요 원인인 임대차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책의 실행 가능성에 대해선 일부 우려도 제기된다. 예컨대 재건축·재개발 촉진법 제정과 도시정비법 개정안 등은 국회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법령을 개정해야 하는 재건축부담금 폐지도 난항이 예상된다.

이번 대책에는 대출 규제 등 수요 억제책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는 최근 가격 상승이 신축을 찾는 30·40세대의 주택 구입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정부 관계자는 “대출 규제 등 비시장적 대책은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계대출 관리 문제는 재정당국에서 검토 중이고 신생아 특례대출은 축소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