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나무 언니는 폭락 기술주 '줍줍'
한때 개인 투자자들의 지지 속에 많은 자금을 끌어모은 미국 아크인베스트먼트의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아크를 이끄는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최근 주식시장이 폭락한 틈을 타 기술주를 저가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ARK 혁신 ETF(ARKK)’는 최근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반도체 기업 AMD,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로쿠 등을 매입했다. 이와 함께 ‘ARK 핀테크 혁신 ETF(ARKF)’는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번 주 초 기술주 중심으로 대량 매도가 발생하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매수 결정을 내린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스트래티가스의 ETF 전략가 토드 손은 “아크는 자사 ETF를 통해 높은 확신을 바탕으로 집중 투자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급락장을 활용해 자신들이 확신하는 종목을 대거 매수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2020년 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상승장에서 아크 ETF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개인 투자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ARKK는 2020년 한 해 150%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세계 최대 액티브 ETF’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영광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아크 ETF는 올 들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ARKK는 올해 들어서만 20% 이상 하락했고 2021년 기록한 최고가(2월 12일·156.58달러)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ARKK를 지속적으로 매수하던 개인 투자자도 올 들어 등을 돌렸다. 지난 6일 종가 기준으로 연초 이후 ARKK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22억달러에 달한다. 2014년 아크 설립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 유출이다. 아크가 운용하는 7개 액티브 ETF에서는 2021년 이후 현재까지 약 115억달러가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된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