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유재고 감소·중동 갈등 고조에 WTI 2.7% 급등[오늘의 유가]
예상보다 컸던 美 원유재고 감소폭
중동긴장까지 더해져 WTI 2거래일 연속 상승


미국 원유 재고 감소 폭이 예상보다 크게 떨어졌다는 결과가 발표되면서 국제 유가가 2% 넘게 급등했다. 중동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도 국제 유가 변동 폭을 키웠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대비 2.03달러(2.77%) 급등한 배럴당 75.23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선물 가격도 1.85달러(2.42%) 상승한 78.33달러에 장을 마쳤다.
최근 1개월 국제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최근 1개월 국제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주식시장과 원유 시장을 덮치면서 5일 브렌트유는 지난 1월 이후 최저치, WTI는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모두 2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팀 스나이더 마타도르 이코노믹스의 수석 경제학자는 “월요일(5일)의 대규모 하락으로부터 회복했다는 것은 그것이 단기적인 충격이었으며 시장이 붕괴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날 유가를 올린 것은 공급에 대한 우려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7월 29일~8월 2일) 미국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370만배럴 감소한 4억2930만배럴로 나타났는데, 이 감소 폭은 로이터에서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70만배럴 감소)보다 컸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분석가는 “수요는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강하고 공급은 더 타이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원유 공급은 연중 같은 시기에 비해 더 낮다”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중동 긴장도 공급 우려를 키웠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베이루트 공습, 하니예 암살 등으로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확대되자 중동 전역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새로운 최고 지도자로 강경파인 야히야 신와르를 선출하자 이스라엘과 미국은 일제히 규탄 성명을 냈다. 친이란 무장세력 ‘저항의 축’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공언하는 한편 일제히 신와르에 힘을 싣고 있다.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도 이어진다.

원유 수요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중국 무역 데이터에 따르면 7월 일 원유 수입량은 2022년 9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로이터 통신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에서 수요가 주춤하고 있어 우려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75달러선에서 바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침체 위험이 제한적이고 서방의 원유 수요는 회복력이 있으며 인도의 원유 수요도 견고하다”고 분석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