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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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디즈니컴퍼니가 사상 처음으로 스트리밍 부문에서 흑자를 달성했다. 흑자 전환 시기를 당초 예상보다 한 분기 이상 당겼다. 다만 경기 둔화에 테마파크 부문 영업이익이 줄어들며 주가는 하락 마감했다.

7일(현지시각) 디즈니는 회계연도 3분기(4~6월) 매출액이 231억6000만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1.39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모두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수치다. 앞서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매출과 주당순이익 월가 전망치는 각각 230억7000만달러, 1.19달러였다. 분기 순이익도 전년 동기 4억6000만달러 적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만년 적자였던 스트리밍 부문은 처음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스트리밍 부문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 훌루와 스포츠 채널 ESPN+ 등을 포함한다. 3분기 스트리밍 부문 매출은 63억8000만달러, 영업이익은 4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는 5억120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흑자 전환은 당초 디즈니 계획보다 한 분기 빨라졌다. 휴 존스턴 디즈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콜에서 “얼마 전만 해도 우리는 분기당 10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며 “큰 진전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다만 회사 전체 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테마파크 사업의 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즈니랜드 등 테마파크와 크루즈 사업을 포함하는 체험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22억달러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에서 테마파크 수요가 둔화한 게 원인이다. 디즈니는 4분기에도 체험 부문 실적 부진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가에서는 테마파크 실적 부진에 주목했다. 테마파크 수요가 떨어졌다는 건 인플레이션이 소비자 지출을 압박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날 디즈니 주가는 예상 밖의 실적에도 4.46% 하락 마감했다. 다만 존스턴 CFO는 “4분기 테마파크 사업 매출은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이는 단지 몇 분기에 불과하고 장기화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