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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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가상자산) 대장주 이더리움(ETH)이 최근 급락세를 맞이했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점프 트레이딩의 대형 매도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이후 9일 발표된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시장이 반등, 이더리움 가격도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2주차 시점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강세를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2주 뒤 올랐다이더리움은?

현재 가상자산 현물을 기반으로 출시된 ETF 상품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두 자산이 전부다. 이에 이더리움 현물 ETF는 출시 전부터 현재까지 비트코인 현물 ETF와 꾸준히 비교돼 왔다.

먼저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 11월 자산운용사와 증권거래위원회(SEC) 간의 현물 ETF 관련 논의가 진행되면서 오르기 시작했다. 그 결과 11월 3만7000달러에 불과했던 비트코인은 약 2달만에 25% 상승해 지난 1월 11일 출시 당일에는 약 4만6600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출시 직후 이른바 '뉴스에 팔아라(특정자산과 관련된 뉴스가 나오면 팔라는 주식시장의 밈·Sell-the-news)' 현상이 발생했고,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약 2주간 가격 조정을 거쳤다.

그러나 현물 ETF 출시 2주차를 기점으로 비트코인의 랠리는 또 다시 시작됐다. 1월 24일 기준 약 3만9500달러에 불과하던 비트코인은 2달 동안 오르면서 지난 3월 14일 역대 최고가인 7만3000달러를 기록했다.

이더리움도 현재까지 비슷한 추세를 따르는 모양새다. 이더리움 현물 ETF는 지난 23일 SEC가 총 9개 상품의 상장 및 거래를 승인하면서 뉴욕증시에 등장했다. 이더리움 현물 ETF를 상장한 미국 자산운용사는 그레이스케일, 블랙록(ETHA), 프랭클린템플턴(EZET), 피델리티(FETH), 반에크(ETHV), 비트와이즈(ETHW), 21셰어즈(CETH), 인베스코갤럭시(QETH) 등이다.

지난 5월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의 19-4b(공식심사요청서)를 승인한 뒤, 이더리움은 약 3800달러까지 치솟더니 이후 한동안 등락을 반복, 출시 당일에는 약 3400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현물 ETF의 거래가 시작된 후 차익실현 매도세와 거시경제적 불안 등 악재로 최근 2주간 이더리움은 하락세를 보였다.

9일 오후 6시 현재 이더리움은 전일대비 10.24% 상승한 2669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날 가격을 소폭 회복했으나 최근 하락세로 올해 거둔 상승세 대부분을 반납한 상황이다.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량' 예상치 부합…'순유입' 블랙록이 주도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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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현물 ETF는 거래 첫날 11억달러(약 1조 5000억원)에 달하는 거래량을 기록했고, 이후 10거래일동안 일평균 거래량 6억5000만달러(약 9000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는 이더리움 현물 ETF에 비트코인 현물 ETF의 20~30% 정도 수준의 자금 유입이 발생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과 부합한다.

또한 자금 흐름을 보면, 현재까지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는 총 3억877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출시 첫날에는 1억달러의 순유입이 있었으나, 그레이스케일의 ETHE에서 대규모 순유출이 발생하며 이후 4거래일동안 총 5억달러에 달하는 순유출이 발생했다. 다만 그레이스케일 ETHE발 순유출이 잦아들면서 현재는 순유입과 순유출을 반복하고 있다.

한편 이더리움 현물 ETF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자산운용사는 블랙록이다. 블랙록 ETHA는 출시 2주만에 8억7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의 자본을 빨아들였다. 이는 기타 신규 이더리움 현물 ETF 전체의 순유입과 맞먹는 수준이다.

네이트 제라시 미국 ETF스토어 최고경영자(CEO)는 "블랙록 ETHA는 순유입 규모 측면에서 이미 올해 신규 출시된 ETF 상품 가운데 상위 10%안에 든다"면서 "수요가 없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더리움 부진, 현물 ETF 탓은 아니지만복합 악재 산재

한편 이더리움이 비트코인과 같이 현물 ETF 출시 2주차 시점에서 반등을 만들어 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시장에 다양한 변수가 많아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이더리움도 비트코인처럼 승인 직후 그레이스케일발 유출이 시작되는 등 비슷한 추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비트코인처럼 '최초의 미 증시 가상자산 현물 ETF'는 아니기 때문에 비트코인 만큼의 상승률을 보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김 센터장은 "최근 거시 경제적인 악재와 점프 트레이딩 같은 업체들의 대형 매도세가 겹치면서 이더리움이 하락했다"면서 "이더리움 현물 ETF가 부진하지는 않았으나 시장의 상황이 이더리움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기록한 지난 1월과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이더리움 현물 ETF의 성적이 절대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미국 대선 구도와 경기 침체 우려 등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이더리움의 상승세를 단언하기 힘든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다만 이더리움이 가진 기술적 우수함은 여전히 주목할 만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 센터장은 "그래도 이더리움은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의 원조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테크 플랫폼으로써 이더리움의 우수함은 여전히 견고하다"면서 "이더리움 현물 ETF의 효과를 보다 장기적으로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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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욱 블루밍비트 기자 wook9629@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