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발목에 채워진 족쇄를 풀어주고 있는 인도 현지 경찰/ 사진=NDTV
여성의 발목에 채워진 족쇄를 풀어주고 있는 인도 현지 경찰/ 사진=NDTV
인도의 인적이 드문 정글에서 앙상한 몰골로 발견돼 충격을 준 50세 미국인 여성이 알고 보니 '자작극'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인도 마하라슈트라주(州) 신두두르그 인근의 숲에서 발견된 A씨는 전 남편이 자신을 죽이기 위해 자신을 나무에 묶고 굶겼다고 진술한 바 있다.

A씨는 자신이 10년 전 요가와 명상을 배우기 위해 인도에 방문했고,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출신 남성과 결혼했다고 주장했었다. 그는 구조 이후 병원에서 치료받은 뒤 "전 남편이 가정 내 분쟁 뒤 나를 나무에 묶고 '여기에서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남편이 한 달 이상 음식을 주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실제로 이 여성은 결혼한 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7일(현지시각) BBC 등에 따르면, A씨는 인도 남성과 결혼한 적이 없으며 자물쇠와 사슬로 다리를 나무에 묶은 것도 A씨 자신이었다.

사우라브 아가르왈 신두두르그 경찰청장은 "A씨는 비자 기간이 만료되고 돈도 떨어지자 자물쇠와 사슬을 사서 자기 몸을 나무에 묶었다고 말했다"며 "첫 진술을 할 당시 환각 증상을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A씨는 스스로 걷고 운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미국에 있는 가족과 연락이 닿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미국 대사관 역시 미국 시민의 사생활이라는 이유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