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유세 현장에서 총격을 받은 뒤 귀에 피를 흘리며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유세 현장에서 총격을 받은 뒤 귀에 피를 흘리며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AP연합뉴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생애 세 번째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하고 백악관 탈환을 위한 장정에 나섰다. 트럼프는 지난달 18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믿음과 헌신을 갖고 대통령 후보 지명을 자랑스럽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유세 중 총격으로 생사 위기를 넘긴 지 닷새 만에 대중 앞에 선 그는 “4개월 후 놀라운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했다. 초유의 피격 사건 이후 지지세가 결집하면서 대선 가도에 탄력을 받았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세론’ 뜨자… 채권금리·환율 들썩

이후 금융시장에선 한동안 트럼프 트레이드(Trump trade) 현상이 펼쳐졌다. 트럼프가 재선할 경우 뜰 만한 자산에 투자하는 움직임을 뜻하는 신조어다.

강력한 보호무역 기조는 집권 1기에 이어 2기에도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트럼프는 “미국에서 물건을 팔려면 미국에서 생산하라”며 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대폭 인상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렇게 되면 수입품 가격이 비싸져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 미국 중앙은행(Fed)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해야 한다. 줄리아 코로나도 전 Fed 이코노미스트는 “겉으로 드러난 정책들로 보면 상당한 인플레이션 폭발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는 자국민을 대상으론 세금을 깎아주는 감세정책을 펼 것으로 예측된다. 안 그래도 정부 빚이 많은 미국으로서는 재정 적자가 더 심해지는데, 결국 채권을 찍어 빚으로 막아야 한다. 국채 발행량이 늘면 국채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상승하게 된다. 채권의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달러 강세가 미국 수출에 악영향을 준다고 비판해왔다. 다만 재정정책 완화와 보호주의 강화 추세를 고려하면 당선 시 달러화 가치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실제로 피격 사건 이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가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주식 시장에선 규제 완화의 혜택을 보는 대형 은행, 비트코인 거래소와 채굴 기업, 총기 제조사 등의 주가가 폭등했다.

트럼프는 전기차, 친환경에너지 등에는 비판적이어서 정유 등 전통 에너지 기업도 재조명받고 있다. 반면 반도체 산업은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그는 “대만은 미국 반도체 사업의 100%를 가져갔다”며 대만의 간판 기업 TSMC를 저격했다.

트럼프만 있냐, ‘해리스 트레이드’도 있다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확정되면서 해리스 트레이드(Harris trade)라는 말도 생겼다. 트럼프와 대척점에 선 해리스는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계승할 가능성이 높아 친환경에너지, 전기차, 배터리 등이 수혜주로 오르내린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해리스 당선 시 펼쳐질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당장 많이 거론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의회 구성에 관한 전망이 확실치 않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이 상·하원 의회를 휩쓸면 법인세 인상 등이 추진돼 기업 부담이 커진다는 점에서 수익성 높은 ‘알짜 회사’가 주목받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