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 하루 전날이었던 지난달 24일. 서울 시내 한 삼계탕집이 입장을 기다리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복 하루 전날이었던 지난달 24일. 서울 시내 한 삼계탕집이 입장을 기다리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지역 삼계탕 한 그릇 외식 가격이 처음으로 평균 1만7000원을 넘었다. 지난달 서울 지역 외식 대표 메뉴 8개 품목 중 삼계탕만 전달 대비 가격이 오르고 나머지 7개 품목은 그대로 유지됐다.

9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기준 소비자가 많이 찾는 8개 외식 대표 메뉴 중 삼계탕 가격은 지난 6월 1만6885원에서 지난달 1만7038원으로 0.9%(153원) 올랐다.

서울 지역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은 7년 전인 2017년 7월 1만4077원과 비교해 21%(2961원) 올랐다. 삼계탕값은 2017년 6월 1만4000원대 진입 후 5년 만인 2022년 7월 1만5000원, 작년 1월 1만6000원대, 지난달 1만7000원대에 차례로 올라섰다.

올해 들어 삼계탕 가격은 4월부터 6월까지 석 달 연속 1만6885원을 유지하다 초복(7월 15일)과 중복(7월 25일)이 있는 지난달 1만7000원을 넘었다.

서울의 삼계탕 유명식당인 토속촌과 고려삼계탕은 이미 기본 삼계탕 한 그릇에 2만원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조호수삼계탕과 논현삼계탕은 1만8000원을 받는다.

반면 지난달 김밥은 3462원, 자장면은 7308원, 칼국수는 9231원, 냉면은 1만1923원, 삼겹살은 1인분(200g) 2만83원, 비빔밥은 1만885원으로 전달과 같은 가격을 유지했다.

소비자들은 "외식비가 오를 대로 올라 1인당 1만원으로도 먹을 게 별로 없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식당 주인들은 "인건비부터 전기료, 수도세까지 안 오른 게 없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외식비가 급격히 오르면서 삼계탕은 물론 외식 메뉴를 집에서 먹으려는 수요가 늘어 대형마트·편의점·홈쇼핑 등은 가정간편식(HMR) 종류를 대폭 늘리고 있다.

실제 가정간편식 매출 신장률이 눈에 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달 '호텔컬렉션', '올반' 등 삼계탕 간편식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70% 뛰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오뚜기 삼계탕 가정간편식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다.

아워홈의 올해 상반기 보양식 가정간편식(고려삼계탕·뼈 없는 갈비탕·진한 추어탕 등)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올랐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시중에 판매되는 삼계탕 간편식은 30~40%가량 저렴하다"면서도 "대부분의 삼계탕 간편식이 전문점과 유사한 수준으로 출시되고 있고, 고물가로 인한 합리적인 가격이 호응을 얻으며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