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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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街)는 이번주(12~16일) 코스피지수가 미국에서 발표되는 경제지표를 경계하며 2600선 안착 시도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반도체 고점론', '미국 대선 불확실성' 등의 요인이 기저에 깔린 상태인 만큼 지루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11일 이번주 코스피 예상 흐름 범위를 2500~2620으로 제시했다. 이 증권사 김영환 연구원은 "'R(경기침체·recession)의 공포'가 다소 진정되고는 있으나 투자자들이 여전히 경계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에서 새로 나올 지표들이 크게 우려스럽지 않다면 경기침체 공포는 잦아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주에는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소매판매, 8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등이 공개되면서 오는 9월 금리 향방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9일 발표된 중국의 7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0.5% 상승했다. 이는 직전월(0.2%)보다 0.3%포인트 오른 수치이고,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0.3%)도 웃돈 수준이다. 지난 2월(0.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중국 경제를 둘러싼 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현상인 디플레이션 우려가 다소 잦아들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CPI 둔화, 근원 CPI 3.2% 상승으로 나오면 자칫 경기 악화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지만 소매판매 개선, 소비자신뢰지수 반등을 확인할 경우 침체 우려 완화와 물가 안정 지속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시장 경계감이 높아진 만큼 경기 부진 신호로 인한 하방 충격의 폭이 커질 수 있음에 유의가 필요하다"며 "홈디포(현지시간 13일), 월마트(15일) 등 소매업체의 실적 발표를 통해서도 미국의 민간 소비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을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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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지표만큼 관심을 기울여야 할 요인으로는 엔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 자산에 투자하는 것)가 꼽힌다. 지난주 일본은행(BOJ)이 "당분간 금리인상을 자제하겠다"며 급히 진화에 나섰지만 여진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우치다 신이치 BOJ 부총재는 '블랙 먼데이' 이후 지난 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며 "주식시장 변동성도 기업 활동과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BOJ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BOJ의 이 같은 입장 발표 이후 엔화 강세는 진정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지난달 11일 161.8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은 가파르게 하락하다가 '블랙 먼데이'였던 지난 5일 고점 대비 12%가량 낮은 141.7엔(엔화 강세)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다시 상승 전환해 147엔대로 올라온 상태다.

이 연구원은 "BOJ 부총재가 불확실한 금융시장 상황에서 추가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시장을 달래면서 엔화 강세가 진정되고 있다"며 "당분간 엔캐리 트레이드와 미 경기침체 공포의 순환고리가 계속되면서 단기 증시 등락을 결정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가 대부분의 재료에 과민반응 할 수밖에 없는 만큼 단기매매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는 계단식 상승패턴을 염두에 둔 짧은 매매전략이 유효하다"며 "지난달 11일 고점 이후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기계 업종은 여전히 가격뿐만 아니라 실적 대비 저평가 영역에 위치해 단기 매매 여지가 큰 업종들"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