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낭랑 18세' 청년 사업가
“좋은 안주가 있다고 하더라도 먹어봐야만 그 맛을 알 수 있다. 또한 지극한 진리가 있다고 해도 배우지 않으면 그것이 왜 좋은지 알지 못한다. 따라서 배워 본 이후에 자기의 부족함을 알 수 있으며, 가르친 후에야 비로소 어려움을 알게 된다. 그러기에 가르치고 배우면서 더불어 성장한다고 하는 것이다.”

사자성어 ‘교학상장(敎學相長)’에 대한 설명이다. 사업을 하다 보면 ‘가르치고 배우면서 더불어 성장한다’는 뜻을 곱씹을 때가 많다.

새로운 외식업 브랜드는 끊임없이 탄생한다. 독특한 개성으로 무장한 청년들의 창업이 돋보인다. 맛집으로 알려지면서 영업이 잘되면 가맹사업으로 확장하길 희망한다. 하지만 가맹사업은 열정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만으로 성공하기 어렵다. 면밀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가맹사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사업을 확장한 결과, 시장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는 브랜드가 부지기수다. 멘토가 필요하다.

몇 해 전, 청년 사업가들이 찾아왔다. 지방 도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그들은 가맹사업을 꿈꿨다. 눈빛에서 강한 의지와 원대한 포부가 읽혔다. 그들은 멘토가 돼주길 요청했다. 당시 나 또한 한 치 앞도 모르는 불확실한 사업 환경 속에서 허덕이고 있었지만, 조금이나마 조력하겠다는 마음으로 가맹사업 창업을 도왔다.

외식업 가맹사업에 대한 준비를 원한다면 누구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교육 콘텐츠 개발이 필요했다. 경영 지원, 가맹 영업, 브랜딩, 마케팅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동참했다. 이렇게 개발된 ‘브랜코클래스’를 통해 예비 창업자들은 선배들의 실제 사례를 통해 경영 이론을 익히고 그들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방법을 배웠다. 선배들이 겪은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페이팔 마피아’로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미국 전자결제서비스 기업인 페이팔의 핵심 창업 멤버들이다. 페이팔이 이베이에 인수된 후 평생 사치 부리며 소비하는 안락한 삶을 누릴 수도 있었지만 이들은 다른 선택을 했다. 후배들의 창업을 돕고 투자하면서 스타트업 생태계를 발전시켰다. 선배들의 성공 사례는 후배 기업가들에게 영감을 줬다. 테슬라, 페이스북, 유튜브 등이 이들의 영향력 아래 탄생했다.

교육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를 창조하고 확장하며 기반을 다져가는 후배들을 보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후배들이 만들어 갈 미래가 기대된다. 청년 사업가들이 제대로 배우고 성장하면 한국을 견인하는 큰 기업을 일굴 수도 있다. 그들이 키운 외식업이 한국을 먹여 살리는 대표적인 산업으로 자리매김할지도 모른다. 청년들의 열정과 도전 정신을 지켜보며 초심을 되새긴다. 사업은 가르치는 게 아니라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여정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