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 9일 오후 2시 52분

국내 최대 폐기물 처리 업체인 에코비트를 인수하기 위해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 세 곳이 뛰어들었다. 매각 작업의 흥행이 예상되면서 에코비트 모회사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마감한 에코비트 매각 본입찰에 국내 PEF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IMM 컨소시엄), 글로벌 PEF인 칼라일, 싱가포르계 케펠인프라스트럭처트러스트·홍콩계 PEF 거캐피털 컨소시엄(케펠 컨소시엄) 등 세 곳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세 후보 가운데 일부는 인수 구조를 두고 막판 고심 중이지만 참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비트는 국내 매립시장 1위 사업자다. 2021년 태영그룹 계열사인 TSK코퍼레이션과 KKR의 에코솔루션그룹(ESG)을 합병해 설립한 기업이다. 태영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와 PEF인 KKR이 지분을 50%씩 보유 중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태영그룹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주들이 전체 매각에 합의해 매물로 나왔다.

경기 변동에 덜 민감한 대형 인프라 자산으로 주목받으면서 인수전 막바지까지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에코비트의 올해 예상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약 2500억원이다. 매각가는 EBITDA 멀티플 10배 수준인 2조원 중반(지분 100% 기준)으로 거론된다. 순차입금 약 5500억원을 포함한 기업가치는 3조원대로 예상된다. 각 후보는 금융권에서 1조원대 인수금융을 조달하며 참전 준비를 마쳤다. IMM컨소시엄은 농협은행 등과, 칼라일은 우리은행·하나은행과, 케펠 컨소시엄은 국민은행 등과 손을 잡았다.

태영그룹이 연초 제출한 자구계획의 핵심인 에코비트 매각이 마무리되면 태영 측은 매각 대금을 활용해 태영건설의 채무를 갚고, 그룹 전반에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다. 태영그룹은 지난 7일 사옥인 서울 여의도 태영빌딩을 약 2500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관광·레저 부문 계열사인 블루원을 매각하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