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1위’ 자리를 놓고 에이스와 시몬스 간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지난해 공시 매출 기준으로 에이스를 처음 제친 시몬스는 올해 두 차례의 가격 인상과 할인 프로모션에 나섰고 에이스는 위탁 판매 방식이던 자코모 소파를 직매입으로 바꾸는 등 ‘숫자 끌어올리기’ 싸움에 들어갔다. 침대업계에서는 “형제간 1위 경쟁이 달아오르다 못해 진흙탕 싸움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에이스, 매출 올리려고 소파 직매입”

침대 1위 놓고…에이스 vs 시몬스 '형제 갈등' 시끌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에이스침대는 올해 상반기 매출 1620억원과 영업이익 358억원을 올렸다고 9일 공시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12.3%, 52.9% 오른 수치다. 상반기 실적 추이대로라면 다시 1위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침대업계에서는 에이스침대가 지난달 에이스스퀘어 매장에 입점한 자코모, 에싸 브랜드의 소파를 위탁 판매에서 직매입으로 바꾼 것을 문제 삼고 있다. 에이스침대는 2021년부터 자코모를, 지난해부터 에싸를 에이스스퀘어 일부 매장에 들여놨다. 그동안 위탁 판매여서 소파의 판매 수수료만 매출로 집계됐지만 직매입으로 바꾼 올 하반기부터는 소파의 소비자 가격이 에이스침대 매출에 포함된다. ‘매출 부풀리기’를 위해 판매 방식을 바꾼 것이란 문제 제기가 나온 배경이다. 에싸는 지난해 매출 1074억원, 자코모는 840억원을 올린 국내 1, 2위 소파 브랜드다. 이에 대해 에이스침대 측은 “위탁 판매는 사후서비스(AS)나 프로모션 등에 제한이 있어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직매입으로 바꾼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시몬스가 또 1위 하려고 가격 인상”

시몬스를 견제하는 에이스침대 측은 ‘가격 인상’을 문제 삼고 있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8년 동안 에이스는 두 차례만 가격을 올렸는데 시몬스는 여덟 번이나 인상했다는 것. 2022, 2023년에 가격을 동결한 시몬스는 올해 1월과 7월 각각 5% 안팎으로 판매가를 올렸다.

그러면서 시몬스는 여름 프로모션, 가을 신혼부부를 위한 프로모션 등을 내걸고 20~30%가량 할인하고 있다. “무이자 할부 등 소비자 혜택을 여럿 제공하고 있지만 결국 인상된 가격 안에 다 포함돼 있는 것”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시몬스 측은 “2년간 동결된 가격에 대해 올해 1월 인상한 것은 맞지만 7월엔 스프링을 바나듐 포켓스프링으로 교체하는 등 제품 자체가 바뀐 것”이라며 “프로모션은 매 시즌 진행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출 밀어주기’ 관행도 경쟁?

문제는 경쟁이 과열될수록 매출 밀어주기 관행도 경쟁적으로 펼쳐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연말 매출을 내년으로, 혹은 내년 배송할 물량의 매출을 연말로 앞당겨오는 방식으로 ‘특정 연도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가구는 계약 시점과 배송 시점이 다른 데다 계약금만 받는 방식, 전액 납부 등이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밀어주기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국내 대형 가구 브랜드 관계자는 “불경기일수록 1위 브랜드에만 몰리는 게 소비자 심리”라며 “특히 매트리스는 형제간 자존심 싸움으로 확전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침대는 고(故) 안유수 에이스침대 창업주가 시작해 두 아들이 물려받았다. 장남인 안성호 사장이 에이스침대를, 차남인 안정호 사장이 시몬스를 운영 중이다. 시몬스가 지난해 매출 3138억원으로 에이스침대(3064억원)를 처음 꺾었다. 하지만 에이스침대는 대리점이 133곳으로 전체 매장(231개)의 절반을 넘는다. 대리점에 판매하는 도매가와 직영점의 소매가를 합쳐 매출로 공시한다. 시몬스는 2019년 전 매장을 직영점으로 바꾸면서 소매가로 매출을 집계하고 있다. 현재 매장 수는 140여 곳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