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의 재발견
미국 대선까지 90일도 남지 않은 기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변신 작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민주당과 협력하는 미디어들이 해리스 부통령을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말 많고, 정치적으로 무능하며, 파멸적인 정책을 내세우는 ‘선거 실패자’에서 지난 2주처럼 잔 다르크, 해리엇 터브먼(흑인 해방운동가), 마거릿 대처 등으로 변신시킬 수 있을까. 민주당 보좌관, 전략가, 모금가, 기자, 인플루언서, 테일러 스위프트 보호막이 부통령, 대통령 후보, 상원의원이란 현실 자각 없이 ‘미래 대통령’으로 유권자를 설득할 수 있을까.

해리스의 이미지 변신

부족한 시간은 작전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다. 90일도 안 남았지만 ‘8월 축제’가 끝난 뒤 두 달간 과장된 쇼를 지속해야 한다. 해리스 후보는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인 프롬프터와 떨어지지 않고, 어려운 질문을 하는 진취적인 기자들과는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며 유세를 진행할 것이다. 여느 때와 다른 민주당 전당대회가 1주일간 열릴 것이다. 이 같은 변신 작전은 민주당의 가장 대담한 계획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속이기 위한 도구인 ‘선택적 편집 기억상실증, 가스라이팅, 메모리 홀딩’을 효과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유권자들이 7월 21일 이전의 해리스 후보에게 할 수 있는 모든 질문에 “404 오류 페이지를 찾을 수 없음”으로 답하는 것처럼 정치적, 미디어 대응이 필요하다.

필자가 해리스 후보의 재발견을 과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토론에서 자결하기 전, 암살범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거의 쓰러뜨리기 전, 바이든이 사퇴한 날, 여론조사·전문가 등이 모두 같은 말을 했던 몇 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해리스의 지지율은 지난 몇 년 동안 바이든 대통령보다 낮았다. 많은 민주당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경선에서 탈락할 경우 부통령을 그냥 내버려둘 수 없기 때문에 예비 경선을 앞당겨야 한다고 했다. 5년 전 상원의원이던 해리스는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 등 민주당 상원의원 중에서 가장 진보적이었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 경제, 사회, 국가 안보 등에서 실패했다. 많은 민주당원은 당시 해리스 지명에 놀랐지만 지금은 승리의 나팔을 불고 있다.

변수는 미디어와 공화당 반격

단 두 가지만이 이 같은 변신 작전을 탈선시킬 수 있다. 소셜미디어 ‘밈’의 공허함 위에 논쟁을 제기하면서 유권자들에게 민주당 후보가 2주 전과 같은 사람이고, 정당도 같은 정당임을 상기시키려는 공화당의 끈질긴 캠페인이다. 대선 결과가 사회적 이슈와 유권자들의 국가 인식에 따라 달라진다면 해리스 후보는 바이든만큼이나 곤경에 처할 수 있다. 해리스 후보의 인종적 정체성이나 모성 정체성 또는 트럼프가 좋아하는 ‘소소한 주장’이 이번 캠페인을 지배한다면 해리스는 과거를 지나칠 수도 있다.

다른 하나는 미디어다. 과연 언론이 이 캠페인을 무사히 마무리하도록 부드럽게 이끌려는 것인가. 적대적인 언론사 외에 진지한 질문을 하고, 진지한 보도를 하고, 기자회견을 요구할 준비가 된 언론이 남아 있을까. 혹시라도 지난 몇 년간 바이든에게 했던 것처럼 공직을 맡을 능력이 없는 사람을 덮어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일까.

원제 ‘The Reinvention of Kamala Harris’